수출 부풀리기 의혹을 받아온 박홍석 모뉴엘 대표가 구속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3조 원대의 제품을 허위로 수출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으로 박 대표 등 3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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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석 모뉴엘 대표 |
관세청은 모뉴엘 자금팀장 등 1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박 대표 등은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3330 차례에 걸쳐 홈씨어터PC 120만 대를 3조2천억 원 상당의 정상제품인 것처럼 허위로 수출하고 446억 원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2007년 홈씨어터PC의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난을 겪자 거액의 대출을 받으려고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하는 등 수출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표는 한 대당 8천∼2만 원인 제품을 2350 달러로 수출한 것처럼 꾸미고 은행에 허위수출 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빼돌렸다. 박 대표는 대출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이런 수법으로 대출금액을 갚았다.
박 대표는 홍콩에 100만 달러를 들여 위장 조립공장을 마련하고 허위수출을 꾸미기도 했다. 세관은 "박 대표가 허위매출의 76%를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를 피했다"고 말했다.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도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자 76 차례에 걸쳐 홍콩에서 이런 허위수출로 8800만 달러를 수출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잘만테크는 박 대표가 전체 지분의 64%를 보유하고 있다. 잘만테크의 대표인 박민석씨는 박 대표의 동생이다. 박민석시는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돈을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하고 이 가운데 446억 원을 빼돌려 로비자금과 주택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표는 국내의 다른 업체가 해외 페어퍼컴퍼니에 물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수출대금을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카지노에서 도박과 제주도 개인별장 구매,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관세청 조사결과 박씨는 해외로 빼돌린 돈 가운데 국내도 들여온 120억 원과 회사의 차입금 64억 등 모두 184억 원을 유용했다.
박씨는 40억 원은 국내외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으로 사용했고 16억 원은 제주도 호화별장을 구입하는 데 썼다. 또 부인 명의의 커피숍 인수 등에 44억 원을, 생활비에 39억 원, 개인채무 변제 등에 25억 원을 각각 사용했다.
한성일 서울세관 조사국장은 "박 대표는 1.5∼10%에 이르는 커미션을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대외 신뢰도가 높은 해외 대기업과 거래했다"며 "국내 금융기관이 수출채권 서류의 세밀한 검토도 미흡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권에서 홈씨어터 PC로 1조 원대 매출을 일으킨 데 대해 심사에 반영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뉴엘은 외환은행 등 10여개 은행에서 6745억 원을 빌린 상태다.
검찰은 조만간 박씨 사건을 넘겨받아 배임, 횡령, 뇌물수수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