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09-22 12: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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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직접 수주전 전면에 나서고 있다.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왼쪽), 임병용 GS건설 사장.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시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대건설과 GS건설 가운데 어느 건설사가 사업을 따낼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말이 인근 부동산업계에 돌았다. 현대건설이 4일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 이사비로만 가구당 7천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사업에서도 이사비가 지원된 적이 있지만 대부분 50만~1천만 원 수준에 책정됐다.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에 제시한 이사비 규모는 매우 파격적인 조건이라 조합원들의 마음이 현대건설로 기울 것으로 전망됐다.
GS건설도 워크샵 등을 통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전 승리를 다짐하며 사활을 걸고 있었으나 현대건설의 이사비 7천만 원 지원 조건이 알려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21일 현대건설의 이사비 공약에 문제가 있다며 시정조치를 내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이 제시한 7천만 원이라는 금액이 사실상 ‘시공사 선정’을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려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서울시, 재건축조합 등과 협의해 이사비 지원과 관련한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이 사실상 이사비 지원 공약을 거둬들인 셈이라 재건축사업의 시공사가 누가 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직접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정 사장과 임 사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엘루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 합동설명회에 동시에 참석했다. 대형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사장과 임 사장은 합동설명회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며 강한 신경전을 벌였다.
▲ 반포주공1단지 모습. <뉴시스>
임 사장은 합동설명회에서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에 각종 특화공사 금액이 이사비를 포함해 5026억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공사가 무슨 공사인지 공개하지 않는다”며 “물건값은 잔뜩 올려놓고 물건은 보여주지 않으면서 할인해 주는 척한다. 현대건설이 블러핑(허풍)을 하고 있다고 의심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GS건설이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는 분량이 1600페이지인 반면 현대건설은 250페이지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상식 이하”라며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 내역을 공개해 조합원들이 제안사항을 꼼꼼하게 보고 시공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에서 이분 좋은 분이라고만 알려주고 경력 일체를 숨기면 선거가 되겠는가”라고 공격했다.
정 사장은 임 사장의 뒤를 이어 합동설명회 단상에 올라 GS건설의 주장을 근거없다며 맞받아쳤다.
정 사장은 “조합이 원하는 내역은 이미 모두 공개돼있다”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단가공개 등 세부내역을 하나하나 다 공개하자는 건데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조합에 제시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아파트의 경쟁력을 홍보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정 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아파트는 수많은 연구로 한강변의 특권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대건설만의 작품”이라며 “현대건설은 디에이치클래스트만의 외관과 조경 등 모든 것들을 조합원의 삶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합은 2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2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