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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V화질 경쟁에서 돌비와 애플 '연합전선'에 부딪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9-14 13: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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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글로벌 TV시장에서 입지를 지키기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차세대 화질기술 표준규격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미국 음향영상기술업체 돌비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마존과 20세기폭스 등 콘텐츠기업과 연합군을 구축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돌비가 애플과 LG전자 등 대형 협력사를 대거 끌어들인 만큼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 TV화질 경쟁에서 돌비와 애플 '연합전선'에 부딪혀
▲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CNBC는 14일 증권사 JP모건을 인용해 “돌비가 애플에 기술을 공급하게 된 것은 중요한 성과”라며 “전 세계 제조사들이 뒤를 따라 돌비의 기술적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X와 셋톱박스 형태의 콘텐츠 재생기기 ‘애플TV’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새로 출시되는 기기에 모두 돌비의 화질개선기술인 ‘돌비비전’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돌비 주가는 13일 미국증시에서 하루만에 9.47%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애플을 협력사로 확보한 것은 돌비비전이 화질기술의 표준규격으로 자리잡는 데 한발 더 다가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돌비비전은 동영상콘텐츠를 재생할 때 사용되는 색상의 수를 기존 10억 가지에서 680억 가지로 늘려 체감화질을 대폭 개선하고 밝기와 선명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하지만 돌비비전 기반 영상을 구현하려면 콘텐츠의 제작단계부터 돌비의 기술을 활용해야 하고 콘텐츠 유통플랫폼과 하드웨어 제조사가 모두 돌비비전 기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돌비비전에 맞설 만하다고 평가받는 유사한 형태의 기술 ‘HDR10플러스’를 자체개발한 뒤 올해부터 모든 고화질TV에 적용해 내놓고 있다. HDR10플러스는 영상의 밝기를 최적화해 체감화질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4K급 고화질TV와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며 콘텐츠기업들은 영상제작에 새 화질기술 적용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TV업체들도 발을 맞춰 신기술을 지원하는 제품 출시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을 새로 끌어들인 것과 같이 화질기술의 표준규격을 선점하려는 돌비 진영의 연합군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돌비는 이미 워너브라더스와 소니픽쳐스,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 등 주요 영화제작사들에 모두 돌비비전 기술협력을 맺었다. 최대 동영상 유통업체인 넷플릭스도 돌비비전을 기반으로 한다.

돌비와 LG전자의 협력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출시하는 올레드TV와 LCDTV, 올해 G6 등 스마트폰까지 돌비비전을 적용하며 시장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비가 시장에서 사실상 표준규격으로 자리잡으면 삼성전자는 TV의 제품경쟁력에 타격을 입거나 HDR10플러스 기술을 포기하고 돌비비전을 탑재한 TV를 출시하며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도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합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영화제작사 20세기폭스와 콘텐츠 유통업체 아마존, TV제조사 파나소닉이 HDR10플러스를 적용하는 협력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돌비와 비교하면 협력사 수가 턱없이 적고 애플과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주요 전자업체들을 모두 맞상대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후발주자로 영향력을 넓히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 TV화질 경쟁에서 돌비와 애플 '연합전선'에 부딪혀
▲ 돌비비전 기술을 적용한 영상(왼쪽)의 화질비교 이미지.

삼성전자가 HDR10플러스를 TV 이외 제품에 아직 적용하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갤럭시노트8 등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도 아직 이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경우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HDR10플러스 지원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HDR10플러스를 콘텐츠 제작사와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으로 개방한 점은 시장확대에 유리한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돌비비전의 경우 TV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돌비의 전용 반도체 등을 구매하고 로열티도 지불해야 하는 만큼 가격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돌비비전은 삼성전자의 HDR10플러스보다 색재현과 밝기구현에 뛰어나지만 비싼 기술사용료가 약점”이라며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노력에 제조사들이 응답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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