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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사, 새 회장 선임 놓고 '사외이사 거수기' 공방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7-09-13 17: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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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새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들의 '거수기 논란'도 불거졌다.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들은 사외이사들이 윤 회장의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비해 사측은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상당한 발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KB금융 노사, 새 회장 선임 놓고 '사외이사 거수기' 공방
▲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다음 회장선임을 둘러싼 노사갈등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015년 3월27일 KB금융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사외이사들의 모습. <뉴시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회장 선임절차의 중단을 요구하는 이유로 사외이사들의 ‘회전문 인사’ 가능성을 들고 있다.

KB금융 사외이사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유석렬 삼성전자 고문, 이병남 전 LG경영개발원 인화원 사장,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스튜어트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생명 회장 등 7명이다.

KB금융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3명과 현직 회장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뽑는데 이 사외이사들은 회장후보를 추천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에 참여하게 된다.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정하는 구조는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지금의 회장 선임절차가 사실상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윤 회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노조협의회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KB금융은 2015년 발표한 지배구조개선방안에 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결정하고 매년 평가를 실시해 낮은 점수를 받은 1명을 교체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현재 사외이사 7명 가운데 6명은 윤 회장의 취임 직후인 2015년 초에 선임된 뒤 2016년과 2017년에 연달아 자리를 지켰다. 사외이사의 첫 임기도 2년으로 돌아왔다.

나머지 1명인 솔로몬 전 회장은 윤 회장이 참여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3월에 선임됐다. 그는 2007년 윤 회장과 KT 사외이사로 함께 일한 인연도 있다.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윤 회장이 사외이사들의 연임을 사실상 보장해 왔다”며 “사외이사들이 ‘제왕적 CEO’를 견제하는 대신 거수기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은 노조의 주장에 “사외이사들은 2016년 7월에 경영승계규정을 제정했을 때 현직 회장의 연임우선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때도 회장후보 추천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KB금융 관계자도 “금융회사 대부분의 현직 CEO가 사외이사 선임에 참여하는 데다 사외이사들의 연임에도 법적 문제가 없다”며 “다른 금융회사들과 비교하면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낸 적도 많다”고 말했다.

KB금융 이사회는 2016년 4~12월에 의안 27건을 논의했는데 이때 반대 의견을 낸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이병남 전 원장 3건, 김유니스경희 교수 1건이다. 다른 은행지주 사외이사들은 같은 기간에 열린 이사회에 참석했을 경우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반대표를 냈던 이 전 원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추천으로 사외이사에 올랐다”며 “다른 사외이사들의 중량감도 상당해 윤 회장이 자기 뜻대로 모든 사안을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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