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한편 중견기업 키우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최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행보에 비춰 박 대통령의 마음잡기가 통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
|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
최 회장 “올해는 글로벌 시장이다”
28일 패션그룹형지에 따르면 올해 최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형지는 수출사업을 전담할 무역팀을 신설하고 기존 해외 사업팀은 본부로 확대하는 등 기반을 다지고 있다. 동시에 샤트렌, 와이드로즈, 본지플로어, 노스케이프 등의 브랜드를 대만과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형지는 지난해 대만 콜린스사를 통해 타이쭝(Taichung)시에 위치한 쭝요우(Chungyo) 백화점에 여성복 ‘샤트렌’ 1호점을 오픈했다. 올 상반기에는 추가로 5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하반기까지 30개 유통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형지는 또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의 스위스 본사로부터 아시아 상표권을 인수해 대만,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오는 3월 북경에서 열리는 CHIC 패셔박람회에서 본지플로어와 예작 브랜드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형지는 지난해 인수한 베트남 공장과 에리트베이직 인도네시아 공장을 거점으로 수출 무역 사업도 펼친다.
형지는 해외사업본부 내 무역팀을 신설하고 해외 바이어 발굴 및 수출업무를 담당할 팀장급 등 인력을 모으고 있다. 형지는 무역팀을 통해 자사 상품의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아시아 등지에 제조 수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 회장 말대로 ‘중견기업 입지 강화’
형지의 국내 입지 역시 개선되고 있다. 최 회장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열린 2014 정기총회에서 최병오 회장은 만장일치로 한국의류산업협회(의산협)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그는 2010년부터 3년간 의산협 회장직을 맡아왔다.
올해는 특히 최 회장이 강조해왔던 중견기업 지원에 대해 정부가 확대방침을 밝히면서 국내 의류사업계에서 최 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청은 27일 중견기업 지원을 위한 ‘중견기업육성 특별법’에 관한 시행령을 마련하고 28일부터 오는 4월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특별법 시행령에는 중소기업만 적용받던 혜택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대기업의 협력사 중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인 중견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상생법) 적용 범위를 매출6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넓히는 것이다. 또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이러닝’ 개발사업에는 매출 15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2대 위원장에 위촉될 당시 “무엇보다도 우리의 숙원인 명실상부한 중견기업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중견기업 지원 확대에 열의를 보여 왔다.
박 대통령의 분신같은 행보
최 회장의 최근 행보와 입지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가 박 대통령의 마음얻기에 성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가 박근혜 정부의 기조를 철저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최 회장이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뤄진 모든 해외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석해 왔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6월), 베트남(9월), 인도네시아(10월), 유럽(11월), 지난달 인도와 스위스까지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빠짐없이 동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이명박 정부 동안 단 한 번도 대통령 동행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무리해서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은 패션업계 최초로 ‘워킹맘 리턴즈’ 실시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워킹맘 리턴즈란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를 대상으로 한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당시 최 회장은 “형지의 고객 대다수가 여성이고 여성복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력으로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강조해왔던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열린 여성정책연구원 신년인사회에서도 “무엇보다도 올해는 능력과 열정을 가진 여성들이 중도에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각종 제도를 개선하고 정비하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