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이 2017년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새롭게 재단장한 식품관과 남성 명품관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이런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
연 매출 1조 원을 넘긴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단 3곳뿐이다.
◆ 식품관 고급화로 구매력 강한 고객 끌어모아
신세계백화점 식품관 ‘신세계푸드마켓’이 식품관만의 BI(Brand Identity)를 22일 발표했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식품관을 따로 브랜드로 만들어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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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
지난 8월 말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식품관을 재단장해 ‘신세계 푸드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했다. 그 뒤 9월 한 달 매출이 크게 오르는 등 식품관을 고급화한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신세계 식품관 브랜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마켓은 이번에 사원 유니폼, 쇼핑백, 쇼핑카트까지 모두 바꿨다. 또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고급 식재료들과 유명 맛집까지 유치해 다른 백화점 식품관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밖에도 장을 본 후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주는 직원도 호텔직원을 연상시키는 모자와 상의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고급화에 주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 정유경 부사장은 식품관 재단장작업을 사실상 주도했다.
정 부사장은 식품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그룹의 계열사 매장 스타벅스를 빼고 그 자리에 떡 가게(신세계 떡방)를 넣었다. 신세계 떡방은 개점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7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 500만 원보다 40% 많다.
정 부사장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위해 무항생 제육, 농장과 직거래한 친환경 유기농 야채 등을 들이는 등 고급스런 식품관을 만들기 위해 제품구성에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이 고급화된 이후 단순한 손님이 아닌 구매력이 있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며 “분수효과를 넘어 황금 분수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식품관을 새로 연 뒤 한 달 동안 식품매출이 20% 늘어났으며, 명품매출까지 9% 이상 증가했다.
이전까지 본점 식품관 이용고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분야는 화장품이었지만 식품관 고급화 이후 식품 이용 고객의 연계구매 상품 1위는 명품의류, 잡화 등 고가상품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 남성 전용 명품관으로 남성 고객 잡을 것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주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남성고객도 잡으려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본점에 남성전용 명품관을 새로 열었다. 6층을 재단장하는데 60억~70억 원이 들었고 모든 브랜드를 100% 수입브랜드로 채웠다. 명품관에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해외 브랜드가 다수 입점한다.
신세계는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결혼연령이 높아지면서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커지는 점을 남성 명품관 개장의 배경으로 꼽았다.
30~50대 남성들은 백화점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남성 매출 비중은 2007년 23%에 머물었으나 올해 32%까지 치솟았다. 이미 남성전문관으로 변신한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의 경우 남성전문관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으로 식당가, 화장품, 여성의류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매장을 리뉴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