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이 높은 임금을 요구하던 시대가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임금과 단체협약 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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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 |
20일 현대자동차 노사 등에 따르면 윤 사장은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제24차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과거 현대차가 급성장할 때 누리던 고임금을 요구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노조는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올해 미국과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이에 따른 생산주문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특근도 불가능한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의 노무비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뿐 아니라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노동시간 제한, 통상임금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현대차에 이런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우리에게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가 누구의 책임인지 논쟁하기 전에 노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사장은 “생존을 위해 노사가 기본으로 돌아가 생산성과 품질에 충실하고 휴지 하나, 물 한 방울도 아끼는 새로운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이 현대차의 경영환경 악화를 들어 고임금 요구를 자제하고 나선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단협에서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16일 열린 임단협 교섭에서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올해 첫 임단협 제시안을 내놨다. 성과급으로는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기본급 대비 200%+100만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회사의 제시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3883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한 기본급의 7.18%)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로 연장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시행 △해고자 복직 △4차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