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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3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다. 애플 아이폰 판매가 급증한 덕분에 패널 납품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덕을 봤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한상범 사장은 OLED 패널사업에 한층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한 사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 LGD, 10분기 연속흑자
LG디스플레이는 2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474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8% 늘었고 직전분기보다는 190.7%나 급증했다. 영업이익 4500억 원대를 예상했던 증권가 전망치를 소폭 웃도는 실적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10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실적은 LG디스플레이가 2012년 4분기 58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후 7분기 만에 세운 최고실적이다.
매출은 6조546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0.5% 줄었지만 직전분기보다는 9.5% 늘었다. 순이익은 3541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7.9%, 전분기대비 38.3% 증가했다.
매출을 기준으로 제품별 판매비중을 살펴보면 TV용 패널이 가장 많은 42%를 차지했다. 모바일용 패널이 19%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모니터용 패널과 태블릿용 패널이 각각 17%와 12%를 차지했다. 노트북용 패널은 10%로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3분기 좋은 실적 덕분에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3분기 유동비율은 116%로 전분기보다 10%포인트 늘었다. 부채비율의 경우 2분기 96%에서 3분기 99%로 소폭 상승했지만 순차입금비율은 같은 기간 21%에서 19%로 낮아졌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제품군별 기술차별화를 통해 이익기반을 확대하고 프리미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데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과 제품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3분기 실적 ‘애플효과’ 덕분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용 고해상도 패널 등 중소형패널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고부가가치제품인 모바일 및 태블릿용 디스플레이 출하량 증가로 3분기 평방미터당 평균 판매가격(ASP/㎡)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3분기 당위면적당 평균판가는 658달러로 전분기 615달러보다 7% 증가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주요고객인 애플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2014 회계연도 4분기(7~9월)에 최대실적을 냈다.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를 포함해 이번 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3930만 대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많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화면TV를 선호하는 트렌드도 LG디스플레이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3분기 면적 기준 패널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3% 증가한 965만 평방미터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돈 전무는 “이번 분기에 대형패널 수요증가에 따라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판매가격도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며 “또 중소형 패널 신제품 출시로 단위 면적당 판매가가 비싼 제품 비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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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14일 2차협력사인 거림테크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 OLED사업 계속 키워간다
LG디스플레이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한상범 사장의 ‘OLED 올인 전략’도 한층 더 힘을 얻게 됐다.
송영권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그룹 전무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국내 및 중국업체와 OLED패널 공급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 일본 등 주요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계열사인 LG전자 외에 중국 TV제조사인 스카이워스와 콩카, 창홍 등에 OLED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과 OLED 공급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계획이다.
송 전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점(퀀텀닷)’이 OLED사업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송 전무는 “퀀텀닷은 OLED를 쫓아가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백라이트 패널 형태를 바꿔 색 조밀도를 높인 LCD의 변종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기술을 준비해둔 상태지만 OLED에 주력한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송 전무는 “OLED는 백라이트 패널을 배제해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사업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OLED사업 부문에서 최소 5천억~6천억 원의 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업계 일부에서 나오자 이에 대해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돈 전무는 “OLED를 미래사업으로 확신하고 있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부담하며 진행중”이라며 “시험생산이 끝나는 내년에 올해보다 생산량과 공급망 채널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무는 “3분기 재고자산이 전분기보다 6천억 원 정도 증가했는데 이는 4분기 성수기를 대비하기 위함”이라며 “4분기 제품이 출하되면 재고가 예전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LGD, 4분기 실적도 ‘맑음’ 예상
LG디스플레이는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가격 안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생산라인이 풀가동되고 여기에 애플 아이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4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패널 출하량이 면적기준 한 자릿수 중반 퍼센트 정도 증가할 것”이라며 “판매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가운데 단위당 판가가 높은 중소형 패널비중 증가로 추가적인 이익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6 시리즈 판매가 급증하면서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아이폰6시리즈가 예상보다 많은 수요를 보이고 있지만 미리 재고를 쌓아둔 덕분에 패널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현재 공장을 풀가동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도 이와 비슷하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3분기를 고점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업황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과도한 우려”라며 “4분기에도 TV 패널을 중심으로 가격강세가 이어져 LG디스플레이는 4분기에도 실적개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도 같은날 “현재 글로벌 TV패널 재고수준은 양호하고 50인치 이상 대형패널 TV 수요도 예상보다 많은 편”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비수기인 내년 상반기까지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