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이며 일본 완성차회사에 빼앗긴 수소전기차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수소전기차 개발경쟁에 뛰어든 중국 완성차회사의 공세를 막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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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내년 초 국내에서 SUV 형태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ix 수소전기차를 출시했다.
하지만 토요타가 2014년에 수소전기차 전용차대를 적용한 세단 형태의 미라이를 출시하면서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말도 듣는다.
혼다가 2015년에 친환경차 전용차대를 적용한 클래리티 수소전기차를 출시하면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시장에서 일본차의 거센 도전을 받는 상황에 몰렸다.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전기차에 수소전기차 전용차대를 적용하고 연료전지시스템을 개선해 수소전기차 성능을 한층 높였다. 투싼ix 수소전기차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15km였지만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580km로 늘었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강점으로 가격경쟁력이 꼽힌다. 현대차는 아직 가격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가격은 6천만 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싼ix 수소전기차 가격이 8천만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차세대 수소전기차 가격이 대폭 낮아지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수소전기차 기술 국산화와 핵심부품 일관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수소전기차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전기차에 이어 세단 형태의 수소전기차를 출시하는 계획도 세웠다. 토요타와 혼다가 선보인 수소전기차가 모두 세단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정면 승부수를 띄우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다수의 완성차회사들은 2020년 이후에야 수소전기차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소전기차시장 규모가 2025년이면 50만 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미 판매 되고 있는 미라이, 클래리티와 비교해 가격이나 성능면에서 월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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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
미국 환경보호국이 인증한 미라이와 클래리티의 완충시 주행거리는 각각 502km, 589km이다. 미라이와 클래리티 가격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각각 6천만 원대 중반, 7천만 원대 초반 수준이다.
토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그전까지 수소전기차 경쟁력을 최대한 올려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수소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한일전 양상의 수소전기차시장 판도가 급변할 수도 있다.
중국은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해 230년까지 100만 대 규모로 수소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것처럼 수소전기차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향후 미국,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이고 새로운 수소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도 출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