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급락했다.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분식회계가 발생한 정황을 포착한 데 영향을 받았다.
2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전일보다 8700원(16.57%) 급락한 4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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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4만5천 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로부터 대규모 분식회계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이날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부품원가 부풀리기 등 분식회계가 포함된 경영비리를 살펴보고 있다”며 “중요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부실이 누적될 경우 더욱 심각한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 있어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식회계는 기업이 재정상태나 경영실적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할 목적으로 부당한 방법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회계를 말한다.
검찰은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일했던 전·현직 임원들이 협력기업들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을 동원해 분식회계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분식회계 정황을 상세하게 살펴보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분식회계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금융감독원과 함께 조사를 벌인 뒤 정확한 액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와 법조계 안팎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최소 수백억 원대에서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벌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벌이는 사업이 대부분 조 단위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에는 모두 1조3천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검찰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두 차례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요 실무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하성용 전 사장 등 주요 경영진 소환도 앞두고 있다.
검찰은 1일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한국항공우주산업 전 본부장인 윤모(59)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수사를 벌이면서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검찰 수사망이 현직 고위 임원으로 상당히 좁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