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연비에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
중국정부가 강화한 연비기준을 제시한 데 이어 당장 내년부터 연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생산제한 등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중국에서 판매된 현대차의 평균연비는 지난해에도 정부기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가 내년부터 연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완성차기업을 공개하고 이들 기업에 생산제한 등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16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1월 승용차 평균연비를 2015년 14.5km/ℓ에서 2020년 20km/ℓ로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오는 11월부터 시행되는 데 이는 교통혼잡에 따른 대기오염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중국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로이터는 해석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급격한 자동차 증가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특정지역에서 자동차 판매를 제한하거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이번에 발표한 연비기준을 지키지 못한 기업에 징계를 내리는 방안은 이전 조치보다 더욱 강화된 것이다.
중국기업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해외 완성차기업들도 징계대상에 포함된다고 중국정부는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을 주요시장으로 삼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현대차는 중국에 진출한 13개의 해외 완성차기업 가운데 닛산, GM, 포르쉐와 함께 지난해 중국정부가 제시한 연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현재 중국시장 공략에서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차량은 현지 전략차종 밍투와 ix25, 그랜저, 싼타페 등이다. 그러나 이들 차량의 연비는 중국정부가 제시한 내년 연비기준을 대부분 밑돈다.
밍투와 ix25의 경우 현대차는 정확한 연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밍투 연비는 13km/ℓ, ix25는 16km/ℓ(가솔린엔진)와 20km/ℓ(디젤엔진)로 알려졌다. 그랜저 연비는 10.4~14km/ℓ, 싼타페 연비는 12.4~14.8km/ℓ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세계적으로 정부가 연비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현대차가 연비규제에 발목이 잡혀 해외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은 평균연비 기준을 2020년까지 33km/ℓ로 제시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2020년까지 50km/ℓ로 다른 유럽 국가보다 엄격한 연비기준을 내놨다.
미국정부는 2012년 완성차기업에 평균연비를 50% 이상 개선하도록 하는 연비규제 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정부도 세계적 흐름에 따라 연비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9월 행정예고한 차기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 배출 허용치와 연비기준은 각각 97g/km, 24.3km/ℓ다.
이 기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적용된다. 2012년부터 내년까지 적용되는 140g/km, 17km/ℓ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