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15대그룹 대표 간담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참석날짜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자리창출 모범사례로 꼽힌 오뚜기가 간담회에 초대되면서 오뚜기와 같은 날짜에 간담회에 참석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
▲ 문재인 대통령. |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27~28일 이틀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15대그룹을 7~8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대한상의는 인위적인 분류는 자칫 특정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자산규모 순으로 27일과 28일 그룹을 나누는 홀짝제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순위 1위 3위 5위인 삼성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이 같은 날짜에 참석하고, 또 다른 날 현대차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 2위 4위 6위 기업이 참석하는 방식이다. 자연스럽게 4대그룹은 물론 재계 1, 2위 기업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도 다른 날짜로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심도깊은 논의를 위해 15개 기업을 두 개 그룹으로 나누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에 15개 기업을 만나면 제대로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고 정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집단이 아닌 오뚜기가 참석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업들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청와대는 오뚜기를 일자리창출 모범기업으로 꼽아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상생협력 등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 오뚜기가 참석한 날은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잘하는 기업을 격려하는 분위기로 흘러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다른 날은 아직 성과가 미진한 기업에 쓴소리가 나올 수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대기업들을 나누는 기준과 관련해 “상생협력을 잘한 곳을 격려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 기업에 당부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기준으로 기업을 나눠보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칫 기업분류가 정부 정책과 관련해 ‘우열반’처럼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다. 기업들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대상 기업 중 한곳의 관계자는 “아무래도 오뚜기가 나온 날이 분위기가 좋지 않겠느냐”며 “가급적 같은 날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