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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기차배터리 놓고 삼성SDI LG화학과 손잡을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21 14: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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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외부업체와 협력해 전기차배터리 개발에도 직접 뛰어드는 등 자동차 관련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을 포함한 글로벌 대형 IT기업이 자동차 관련한 사업에서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삼성SDI와 LG화학이 가장 가능성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 전기차배터리 놓고 삼성SDI LG화학과 손잡을까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21일 중국 이차이글로벌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최대 자동차배터리기업인 CATL과 협력해 비밀리에 전기차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CATL은 애플에 소형배터리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ATL의 전기차배터리 자회사다. 애플이 직접 ATL에 아이폰용 배터리 개발비용을 지원하는 등 이전부터 꾸준히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CCID는 이를 놓고 “애플이 기존에 알려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자동차의 하드웨어분야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동차 전담연구소를 설립하고 인력을 끌어모아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팀 쿡 애플 CEO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자율주행기술은 모든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정점에 있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밝히며 자율주행차 관련한 사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경험이 적은 자동차분야에서 승산을 찾기 어려워 완성차업체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데만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전기차배터리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이런 관측을 뒤집는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을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프로그램을 실행할 반도체와 각종 센서, 각종 전자부품 등이 모두 필요하다. 자율주행기술 적용이 대부분 전기차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돼 전기차배터리 기술의 확보도 전장부품업체에 핵심으로 꼽힌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애플은 IT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자율주행 관련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한 해법으로 전기차배터리를 찾은 것”이라며 “전기차배터리 관련기술이 향후 고객사 확보에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CATL의 전기차배터리 기술수준 자체가 높지 않아 애플이 우선 기술개발을 진행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향후 다른 협력사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실제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테슬라에 맞먹는 정도의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사업구조 특성상 외부 배터리업체에 의존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CATL의 전기차배터리 고객사는 BMW와 현대차의 중국향 모델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자동차기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기술력보다 낮은 가격을 앞세워 내수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배터리업체는 생산능력에서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뒤처지고 있지만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든 제품에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애플 입장에서 가장 선호할 고객사로 꼽힌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애플에 소형배터리도 공급하고 있다. 최근 한국업체들의 배터리 탑재비중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2019년부터는 LG화학의 배터리를 독점공급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과 삼성SDI의 협력가능성은 지난해 애플이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제조업체 마그나슈타이어와 협업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나올 때부터 힘을 얻었다. 삼성SDI가 마그나슈타이어의 배터리사업을 인수하면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전기차배터리 놓고 삼성SDI LG화학과 손잡을까  
▲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2015년부터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전문인력도 영입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뿐 아니라 자동차 관련사업에 뛰어드는 다른 거대 IT기업에도 삼성SDI와 LG화학은 최고의 협력사로 꼽힌다. 배터리뿐 아니라 전자계열사를 통해 대부분의 핵심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LG그룹과 자동차부품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의 전자부품과 LG화학의 배터리 등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마존과 우버 등 IT기업도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운송차량 등을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과 같이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외부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기차시장이 발전하며 CATL 등 중국업체보다 LG화학 등 기술력이 앞선 선발업체들이 유리해질 것”이라며 “기술발전이 지속될수록 더 강력한 경쟁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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