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흥국 자동차시장의 판매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면서 현대기아차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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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또 신흥국으로 꼽히는 국가 가운데 브라질과 인도에서 현대기아차가 선전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판매량이 줄고 있다.
15일 외신 보도와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의 발표를 종합하면 9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98만3600대 수준으로 지난해 9월보다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월별 증가율이었다.
중국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고 중국정부가 교통체증, 대기오염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나가면서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
현대기아차의 9월 중국 판매량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체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향후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111만9893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다. 그러나 이런 성장률은 같은 기간 시장평균 성장률인 11.6%를 밑도는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과 인도시장에서 대체로 선전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신흥국 시장에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브라질 시장에서 2만251대를 팔아 지난해 9월과 비교해 판매가 20.9% 증가했다. 9월 브라질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9월보다 3.8%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판매 증가세는 괄목할 만하다.
다만 기아차의 9월 브라질 판매량은 지난해 9월보다 7.7% 감소한 2천 대 수준에 그쳐 현지시장 불황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 인도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현지 전략차종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기아차는 현재 인도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9월에 인도에서 3만5041대를 팔아 지난해 9월보다 판매량이 4.5% 늘었다. 현대기아차의 성장률은 시장평균(5.8%)의 2.5배 수준이다.
현대차의 인도시장점유율(16% 가량)은 현지 1위인 스즈키마루티(45% 가량)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현대차는 스즈키마루티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격차를 점차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가 브라질과 인도에서 선전하는 것과 달리 러시아에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러시아의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정부가 러시아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치는 탓이다.
유럽기업인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9월 러시아시장에서 2만9899대를 팔았다. 이 판매량은 지난해 9월과 비교해 15% 가량한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러시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20% 급락한 점을 감안할 때 현대기아차의 판매 감소폭은 크지 않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정부가 자동차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차구매 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러한 수혜가 러시아기업에 집중되고 있어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고전이 예상된다.
러시아 자동차 1위 기업인 아브토바즈는 9월에 3만6513대를 팔아 월간 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3개월 연속 월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데서 2위로 밀려났다. 올해 1~9월 누적판매량 기준으로 아브토바즈와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각각 28만4천 대, 27만 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