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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남편 임우재(46) 삼성전기 부사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이 사장의 이혼이 성립될 경우 재산분할과 함께 향후 삼성그룹 경영에서 이 사장의 위상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 사장은 이혼 뒤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삼성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부진 사장은 지난 8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임 부사장을 상대로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소장을 접수했다.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은 슬하에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이 사장은 1999년 삼성물산 평사원이던 임 부사장과 결혼했는데 15년 만에 파경에 이르게 됐다. 두 사람의 이혼은 성격차이에 따른 갈등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소송 과정에서 재산분할 소송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부부가 결혼생활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은 이혼할 경우 분할대상이 된다.
일부에서 이미 두 사람이 재산분할과 양육권, 친권 등에 대해 대체로 합의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사장의 오빠인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2009년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와 이혼하면서 두 아이의 양육권을 번갈아 행사하기로 했다. 한쪽이 먼저 아이를 키우다가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다른 쪽에 양육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다만 두 자녀의 친권은 이재용 부회장이 갖는 것으로 합의됐다.
당시 임씨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냈다. 임씨는 재벌가에서 드물게 소송을 청구하며 5천억 원대의 위자료를 요구했다. 이 부회장은 그뒤 임씨와 합의이혼했는데 승계구도에 오점이 될 것을 우려해 서둘러 합의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부진 사장은 1999년 당시 삼성 계열사 평사원이던 임우재 부사장과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재벌가 딸과 평범한 집안 출신 평사원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1995년 한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해 일할 당시 주말마다 서울 상일동에 위치한 지체부자유아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했다. 임우재 부사장은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계열사인 에스원 사업기획실에 입사해 같은 곳으로 봉사활동을 다녔다.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이부진 사장이 직접 집안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재 부사장은 결혼 이후 유학을 다녀와 삼성물산 도쿄주재원을 지냈으며 삼성전기 기획팀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이혼 뒤 더욱 회사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경영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에 일부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은 그동안 호텔신라의 경영을 맡아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능력을 입증했다. 이 사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성격을 가장 빼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욕과 추진력도 강해 이 회장도 이 사장의 이런 모습에 관심을 둬 온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취임 전인 2010년 호텔신라의 매출은 1조4524억 원이었다. 3년이 지난해 매출은 2조2970억 원으로 58% 늘어났다. 이 사장은 삼성 3세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인 호텔신라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연세대 아동학과 졸업 후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사원으로 입사해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3년 후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다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이 되었다. 이어 상무보, 상무, 전무를 거친 뒤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0년 사장이 됐다. 사장이 되기까지 15년 걸렸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 삼성SDS 지분 3.9%, 삼성종합화학 지분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이 보유한 지분의 주식가치는 1조5천억 규모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