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문준용씨 입사 의혹증거 조작사건과 관련해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놨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검찰수사에서 국민의당 조사결과와 다른 내용이 나올 경우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당에) 대처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잘못하면 한번 더 죽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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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는 당의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은 일반상식과는 거리가 있다”며 “일반적 의심, 합리적 의심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면 좀 더 철저하게 진상조사에 임해야 하고 발표 시점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전 11시 서둘러 자체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국민들의 상식적 눈높이에 비춰볼 때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우리가 발표해도 민심이 수용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면 좀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할 수 있고 검찰의 수사가 남아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검찰수사 결과로 당의 진상조사 결과가 뒤집히면 우리는 두 번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자체조사는 강제조사권이 없어 관련자들의 진술에 주로 의존했는데 검찰수사와 달리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 의원은 지도부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비가 내리고 소나기가 퍼부으면 이 상태에서 우리가 맞아야 한다”며 “아울러 책임질 사람에게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안철수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인데 안 전 대표는 사건이 불거진 뒤 일주일이 넘도록 뚜렷한 입장표명 없이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안 전 대표가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안 전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안철수 책임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황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실기한 것 같다. 일이 일파만파로 커졌고 국민적인 공분이 폭발하는 시점”이라며 “지금이라도 ‘죄송하다, 책임감을 느낀다’ 정도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정계은퇴로 가야할지도 모른다”며 “지금 상황으로는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악화된 여론은 꼴찌로 추락한 당 지지도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3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5.1%의 지지율로 원내 5당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는데 이는 창당 이후 처음이다.
원내 40석을 가진 국민의당은 비교섭단체인 정의당(6.0%)에도 뒤처졌다. 국민의당 입장에서 더욱 뼈아픈 것은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율(8.7%)이 한자릿수로 추락한 것도 모자라 자유한국당(8.8%)에도 밀렸다는 사실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