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올해부터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부품물량을 대폭 늘리며 실적개선의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기는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올리는 매출비중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고객사 다변화에 본격적인 성과를 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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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3일 “애플이 하반기에 초고사양 부품을 탑재한 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핵심부품을 대거 공급하며 실적을 뚜렷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의 흥행을 예상해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며 주요 스마트폰 부품을 선점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부품공급부족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삼성전기의 주력사업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상승세를 보이며 실적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MLCC시장에서 70%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한 일본업체들은 대부분의 생산량을 일제히 차량용 MLCC로 전환하고 있어 스마트폰용 MLCC에서 특히 더 심각한 공급부족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차량용 MLCC의 비중이 10% 미만으로 낮아 전장부품사업에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MLCC 물량을 일본업체들로부터 대거 빼앗아올 기회를 맞으며 ‘전화위복’에 놓이게 됐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MLCC 탑재량을 지난해보다 30%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업체들은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약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올해 최초로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며 삼성전기의 올레드기판(RFPCB)도 공급받는다.
삼성전기 외에 올레드기판을 공급하는 업체는 인터플렉스와 영풍전자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 대부분의 물량이 삼성전기에 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기의 올레드기판 매출이 지난해 1350억 원에서 애플을 신규고객사로 확보한 효과로 올해는 3320억 원, 내년에는 5700억 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기가 신사업으로 점찍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 반도체 패널레벨패키징(PLP)사업도 결국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제품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가 PLP기술을 애플의 모바일프로세서(AP) 위탁생산에 적용되는 대만 TSMC의 패키징방식보다 기술적으로 더 앞선 것이라고 꾸준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차세대 경쟁력으로 앞세운 증강현실기술 구현에 필요한 듀얼카메라의 탑재를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든 제품으로 확대하며 삼성전기가 신규 공급업체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7플러스에만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며 LG이노텍에 모든 물량을 독점공급받았다. 올해는 듀얼카메라 모델이 2종으로 늘며 일본 샤프의 물량도 일부 공급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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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올레드 연성기판. |
하지만 모든 제품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경우 LG이노텍과 샤프만의 물량으로는 공급부족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외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기와 중국업체뿐이다.
삼성전기는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며 올리는 매출의존도가 높아 고객사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을 꾸준히 받아왔다. 1분기 기준 매출비중은 54%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비중이 늘자 원가절감 노력을 강화하며 삼성전기 등 공급업체에서 주로 단가가 낮은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까지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다.
하지만 고가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애플에 부품공급이 급증하며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삼성전자에 매출의존을 낮추고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리게 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10년 만에 마침내 주요 고객사기반이 삼성전기 단일고객에서 애플과 중국업체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실적과 주가에 모두 추가 상승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