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장관 인사를 놓고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야당을 쓴소리를 하며 협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인사검증 시스템은 재검토할 뜻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번에 인사 때문에 진통을 겪었는데 저는 대통령과 야당 간의 인사에 관해서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인사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선전포고라든지 강행이라든지 또 협치는 없다든지 등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승부나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 임명과 관련해 ‘협치 포기’를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는 야당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과 동시에 강 장관 임명과는 무관하게 야당과 협치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런 태도는 빨리 벗어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뿐만 아니라 국정이 안정된 시기에 하는 인사와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시기에 하는 인사는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배경을 설명하는 한편 강 장관에게 능력으로 논란을 헤쳐가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강 장관을 임명을 하게 돼 유감”이라며 “다만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닥쳐왔고 이어서 G20(주요 20개국) 회의가 있는 등 앞으로 여러 정상회담을 쭉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외교부 장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 이런 상황을 야당에서도 널리 이해해줄 것”이라며 “강 장관께서는 반대했던 분들이 '잘못 알았구나'하도록 능력으로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관련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는 뜻도 내보였다.

문 대통령은 “안 후보자가 사퇴하게 돼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목표의식이 앞서다 보니 약간 검증이 안이해진 것은 아닌가 스스로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자의 사퇴와 관계없이 법무부 및 검찰개혁은 국민의 요구인 만큼 그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보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지 않도록 민주적인 통제가 제대로 행해지는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법무부도 인권옹호와 행형 등의 역할을 검찰이 주도하면서 제 역할을 못 한 면이 있기 때문에 검사 중심에서 벗어나는 ‘탈검찰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구조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법무부나 검찰에 종사하는 검사들도 더 자부심을 품고 당당하게 국민 앞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수행할 적임자를 구하기 대단히 어렵겠지만 법무부와 검찰의 개혁을 놓치지 않도록 좋은 분을 모시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