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다임러그룹과 협력을 발판으로 삼아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안에 유럽에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세우고 2018년부터 상업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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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
윤예선 SK이노베이션 B&I(배터리·정보전자소재사업) 대표는 5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럽고객사가 유럽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것을 수주조건으로 내걸었다”며 “독일과 가깝지만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헝가리나 체코 등 동유럽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고객사는 독일의 완성차회사인 다임러그룹과 현대기아차다.
SK이노베이션이 다임러그룹의 전기차에 탑재될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유럽공장을 지으려는 것이다. 다임러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와 마이바흐, 다임러트럭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완성차회사인데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완성차회사 가운데 3위에 올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시장의 후발주자인 탓에 다임러그룹과 현대기아차 외 다른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런데도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2025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다임러그룹의 전기차정책에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다임러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부문에 1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화로 12조 원이 넘는 투자규모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4월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 “우리는 진작부터 전기차 콘셉트카를 공개했을 뿐 아니라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충분히 확보해뒀다”며 “전기차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 전기차를 양산할 적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 기술력에서 테슬라 등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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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 |
다임러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으로부터 전기차배터리셀을 공급받아 배터리팩과 모듈을 조립할 수 있는 공장을 5월 준공했다. 다임러그룹은 현재 보유한 배터리팩 생산공장은 2곳인데 이 곳들을 세우는 데 모두 1조 원 정도의 자금이 들었다.
다임러그룹은 2022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뿐 아니라 트럭 브랜드에서도 전기차모델을 모두 10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는 다임러그룹의 고급전기차뿐 아니라 상용전기차에도 탑재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다양한 전기차종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과시하는 효과를 봐 고객사 확대에 힘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독일정부가 전기차 의무판매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점도 SK이노베이션에게 긍정적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번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독일에 전기차 의무판매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독일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완성차회사의 전기차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술력 높은 국내의 전기차배터리회사에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