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NH농협카드와 벌인 ‘시럽카드(NH올인원시럽카드)’ 가처분소송에서 패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암초를 만났다.

SK플래닛과 NH농협카드는 지난해 4월 제휴를 맺고 시럽카드를 출시했는데 손실이 커 골머리를 앓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일 “법원의 시럽카드 제휴서비스 유지 가처분 결정에 따라 6월부터 손실이 다시 발생하게 됐다”며 “정확한 손실금액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월 3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앞서 5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시럽카드 제휴서비스유지 가처분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NH농협카드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SK플래닛이 제공하던 시럽카드의 모바일 상품권 제공서비스를 당분간 유지하라고 판결했다.

SK플래닛은 시럽카드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NH농협카드가 시럽카드 사용자의 결제금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SK플래닛에 제공하면 SK플래닛은 모바일 상품권을 매달 초 소비자에게 증정했다.

시럽카드는 사용실적 20만 원 당 1만 원에 해당하는 쿠폰을 월 최대 10만 원까지 줬다. 시럽카드는 이러한 파격적인 혜택에 ‘신용카드 끝판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입소문을 타고 가입자도 45만8천 명(신용카드 14만3천, 체크카드 31만5천)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SK플래닛과 NH농협카드의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SK플래닛 관계자는 “NH농협카드 측이 제시했던 카드상품 설계자체에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말 NH농협카드 측에 시럽카드 제휴서비스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3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내며 SK텔레콤의 연결실적을 갉아먹었고 지난해말 서성원 사장 체제로 바뀌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제휴서비스 계약 해지와 관련해 “시럽카드의 손실부담도 컸지만 해외사용금액 정산요구가 묵살되는 등 두 회사 사이에 신뢰관계가 무너진 것도 컸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이 제휴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NH농협카드는 울며겨자먹기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시럽카드 이용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모바일 상품권 비용 등을 전액 부담했다.

금융업법에 따라 신용카드 상품은 약관상 카드이용 시 제공되는 포인트 및 할인혜택 등의 부가서비스를 카드 신규출시 이후 3년 이상 축소나 폐지 없이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금융사나 카드사가 이를 어기면 금융위원회 제제대상이 되고 경영진 문책사유가 된다.

SK플래닛은 이 기간에 시럽카드 손실을 보지 않았고 올해 1분기 적자폭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당히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카드는 올해 5월 법원에 제휴서비스 유지 가처분신청과 계약해지 거부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5월30일 가처분소송에서 NH농협카드 손을 들어주면서 SK플래닛은 6월부터 이전 계약대로 시럽카드 관련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매달 30억 원 가량의 손실이 계속 발생하게 된 것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올해 1~5월 시럽카드 손실분 분담은 NH농협카드와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시럽카드 제휴서비스 계약해지 소송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플래닛이 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시럽카드 손실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SK플래닛과 NH농협카드 모두 “기존 고객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