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을 통한 이자수익에만 의존하는 데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와 국회 등에서 이런 수익구조에 안주하는 데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예대금리차에서 얻는 수익의 비중이 80%에 가까워 '예대마진 이용한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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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중은행의 창구 모습. |
주요 시중은행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은행별로 이자이익 증가폭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살펴보면 KB국민은행 11.8%, 신한은행 9.8%, KEB하나은행 4%, 우리은행 1.6% 등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사실상 이자이익이 1분기 은행들의 순이익 증가세를 이끌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에 발맞춰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반면 국내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예금금리는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4분기 1.94%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에 1.99%포인트로 커졌다. 이는 4년 여만에 최대 격차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올해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은행들의 이자이익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전망에 따라 은행 및 금융지주의 주가도 최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 32.96%, KB금융지주 24.29%, 우리은행 20.39%, 신한금융지주 8.95% 등이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이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이익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 새 수익원을 찾는 데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은행들의 수익성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은 0.76%, 자기자본순이익률은 9.71%로 집계됐는데 해외은행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전문지인 ‘뱅커지’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은행의 국가별 지표를 보면 미국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은 1.40%, 자기자본순이익률은 15.70%로 나타났다. 중국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과 자기자본순이익률도 각각 1.34%, 19.27%로 한국은행들보다 높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국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며 비이자 수익의 성장부진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와 국회에서도 은행의 이런 영업전략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25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저금리체제가 일반화된 국제금융정세와 여건, 환경에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벗어나야 한다”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 인큐베이팅’ 금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예대마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홍문표 바른정당 의원은 은행이 여수신금리를 변경할 경우 금융위원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6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은행은 더 이상 사기업이 아닌 공적기관으로서 예대마진 폭리장사로 돈벌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금리를 변경할 경우 타당한 근거를 제출하고 승인받도록 함으로서 금융기관의 적절한 금리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