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 따라 지주사체제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계열사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23일 현대로보틱스 주가는 전일보다 2만2500원(6.01%) 오른 39만7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18일만 해도 35만 원이었으나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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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
현대로보틱스가 향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를 모두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4월1일자로 비조선사업부를 모두 인적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모두 신설법인인 현대로보틱스에 넘겨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앞으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만족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지주회사가 의무로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의 지분율을 높이려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관련법 개정 전에 의무보유비율을 만족할 경우 추후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의무보유비율이 높아져도 이를 충족하기 위한 시간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에너지(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지분을 각각 13.37%씩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추가로 6.63%씩 지분을 더 취득해야 한다.
현대로보틱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2019년 3월 말까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올해 안에 이 작업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는 현대로보틱스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올랐다.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일보다 5500원(3.28%) 오른 17만3천 원에 장을 마쳤다. 인적분할 전과 비교하면 10.2% 높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주가도 각각 전일보다 0.69%, 3.94% 올랐다. 두 기업 주가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 이후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기계 주가는 1주일 전보다 26.3% 급등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