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승리한 데는 ‘탕평인사’가 큰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이 선거캠프에 받아들인 ‘비문재인’ 인사들은 ‘친문재인’ 세력과 협력해 선거유세를 이끌었다. 민주당 인사들도 경선과정의 갈등을 접고 승리에 힘을 보탰다.
문 대통령이 영입한 외부출신 인사들도 IT와 안보 등 비교적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던 분야를 보완하는 데 일조했다.
◆ 송영길 임종석 양정철 김경수, ‘문재인 선대위’의 콘트롤타워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을 도운 대표적인 '비문재인' 인사다. 그는 인천시장을 역임한 4선 의원으로 민주당의 86세대(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맏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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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승리의 주역, '탕평인사'의 면면은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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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문재인 선대위 총괄본부장). |
문 대통령은 2월에 송 본부장을 영입한 뒤 선거캠프를 거쳐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까지 맡겼다. 송 본부장을 통해 비문재인 세력과 호남의 민심을 동시에 얻으려고 시도한 것이다.
송 의원은 전라남도 고흥 출신으로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로 일했지만 참여정부 말기에 노 전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그는 문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총괄하면서 호남유세도 적극 지원했다. 문 대통령이 호남지역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은 데도 송 의원의 도움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임종석 후보 비서실장도 박원순 서울시장에 가까운 인사다. 임 실장은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합류하면서 “정권교체형 통합형 캠프를 꾸릴 것을 주문받았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매일 두세 차례씩 선거상황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선대위에서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작업도 주도했다.
양정철 비서실 부실장과 김경수 수행대변인은 친문재인 인사이면서도 2선에서 통합캠프를 꾸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양 부실장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출신으로 문 후보의 최측근 인사다. 문 후보가 지난해 네팔로 히말라야 산맥 트레킹을 떠났을 때도 함께 갔다.
김 수행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린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일했고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퇴임한 뒤 2009년 서거할 때까지 옆을 지켰다.
◆ 추미애 이종걸 박영선, 문재인에 민주당의 힘을 몰아주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문 대통령을 위한 당내 지원을 뒷받침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출구조사 직후 “추 대표 등이 선대위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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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추 대표는 선거유세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을 비판하는 어려운 역할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을 공격하던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설전을 벌이면서 ‘저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이종걸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의 경선갈등으로 떨어져 나갔던 다른 후보들의 지지층을 되돌리는 데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의원은 이재명 성남시장, 박 의원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가까운 인사다. 두 사람은 한때 탈당설이 돌았지만 문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으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박 의원은 4월17일부터 거의 매일 호남지역에서 유세에 참여했다. 이 의원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문 대통령을 지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의원과 박 의원을 끌어안는 데 성공하면서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하나라는 믿음을 줬다”며 “문 대통령이 내세운 ‘통합정치’에도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 손혜원 윤영찬, 외부출신 인사들도 힘 보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영찬 선대위 SNS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영입한 외부인사로서 선거광고전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20~30대 유권자로부터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은 데도 손 의원, 윤 본부장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톡톡 튀는 홍보 아이디어를 내놓은 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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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승리의 주역, '탕평인사'의 면면은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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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온라인쇼핑몰을 패러디해 공약을 홍보한 ‘문재인 1번지’는 문을 연 직후 접속이 폭주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활용한 ‘파란을 일으키다’ 포스터도 기발한 광고로 호평을 받았다.
손 의원은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문재인 키즈’의 대표인사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참이슬’ ‘엔젤리너스’ ‘힐스테이트’ 등 유명브랜드를 만들었다.
윤 본부장은 네이버 부사장 출신으로 문 대통령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그는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를 거쳐 네이버에서 대관과 정책업무를 담당했다.
문 대통령이 선거유세 과정에서 영입한 거물급 외부인사들도 대선승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정교사로 불렸던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에게 경제성장정책의 설계를 맡겼다. 재벌개혁을 주장하는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유웅원 전 인텔 수석매니저와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 등도 문 대통령이 선대위에 영입한 대표적인 외부 출신 거물급 인사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