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식 LF 사장이 온라인에서 의류판매를 확대한 성과를 올해 본격적으로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온라인쇼핑몰 ‘LF몰’을 앞세워 국내 의류시장의 침체와 대기업의 패션사업 강화 등 악재를 돌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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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규식 LF 사장. |
9일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LF는 올해 영업이익 9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는데 지난해 790억 원보다 26% 늘어나는 것이다.
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오 사장이 2012년에 취임한 뒤 집계된 LF의 영업이익 증감률 가운데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LF 주가가 8일 2만6100원으로 장을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F는 지난해 의류브랜드 2개를 온라인 전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부터 매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온라인사업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외형 성장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패션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빼고 전용 온라인쇼핑몰 ‘LF몰’에서만 팔기로 결정했는데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안정적인 경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F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신중한 태도 때문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4년에 온라인 통합쇼핑몰 ‘엘지패션샵’을 LF몰로 개편하면서 온라인사업에서는 비교적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내놓았다.
오 사장은 LF몰에 프라다·펜디·버버리 등 외부 명품브랜드를 입점했다. 스킨케어와 향수 등 뷰티·화장품사업도 연계했다.
LF몰을 비롯한 온라인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도 110여 명으로 늘렸다. 국내 패션의류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LF는 지난해 PC온라인·모바일사업에서 매출 3천억 원을 냈다. 전체 매출의 20% 수준으로 다른 패션회사들의 온라인 매출비중 1~2%보다 훨씬 높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LF가 음식과 주류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류판매가 여전히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오 사장이 빠르게 커지는 온라인 의류판매시장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에 온라인(모바일 포함)으로 팔린 의류 규모는 1조1214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판매금액이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오 사장은 1982년 서강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LG상사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들어왔다. LG상사 뉴욕지사와 패션부문 상무를 거쳐 LG패션(현 LF)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2012년 LF 사장에 오르면서 구본걸 LF 회장과 각자대표이사로 경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