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계획을 발표한 뒤 국내외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최고 300만 원, 외국계 증권사는 330만 원을 제시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결정은 현재 주식가치를 일시적으로 크게 높이는 효과를 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70만 원에서 290만 원으로 높였다.
|
|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검토중이던 지주사 전환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전체 주식수의 13%에 이르는 자사주를 내년까지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전체 주식수가 줄어들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놓고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계획을 철회한 데 따른 주가 타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300만 원을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의 목표주가 가운데 가장 많다. 실적성장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사업가치가 이전보다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모든 사업부의 실적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최근 인수한 하만의 음향기술을 통해 글로벌 TV와 스마트폰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파악했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계획을 내놓은 뒤 목표주가를 일제히 높였다. 280만 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내놓은 곳만 9군데에 이른다.
외국 증권사에서는 더 공격적인 전망치도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70만 원에서 330만 원으로 대폭 높였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결정으로 향후 주주환원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마침내 ‘한국형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국형 디스카운트는 한국 재벌기업 특성상 주주보다 오너일가의 권익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주가상승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가 향후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가정해 목표주가를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주주환원정책을 얼마나 강화할지 불투명하고 실적성장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기 쉽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주들은 향후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업황악화 가능성에 따른 영향도 투자판단에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목표주가도 비교적 낮은 250만 원을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