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이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사모펀드(PEF)인 웨일인베스트먼트의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 본입찰에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웨일인베스트먼트,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 등 3곳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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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실소유주인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데 4700억 원가량을 투자한 만큼 매각을 통해 4~5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임태순 대표가 인수합병의 원칙으로 '적정가치로 사기보다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이익의 원천'이라고 강조하는 만큼 LS네트웍스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임 대표는 지난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서도 매각측의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협상이 불발되기도 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웨일인베스트먼트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 모두 뛰어들었지만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이 참여하며 경쟁이 치열해졌고 현대저축은행의 경우 OK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인수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 때문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이베스트투자증권 예비입찰에서 5900억 원을 인수가로 써냈다는 말도 나온다. 당초 알려진 5천억 원보다 큰 액수인데 최 회장이 그동안 참여했던 인수전에서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던 것과 비교된다.
최 회장은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 등을 2024년까지 대부업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만큼 다른 주요 계열사인 OK저축은행 또는 OK캐피탈을 인수주체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웨일인베스트먼트는 IBK투자증권 IB부문장 출신인 설종만 대표와 투자인력들이 모여 만든 신생 사모펀드운용사다.
웨일인베스트먼트는 프로젝트펀드를 만들어 인수자금 70%를 조달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자금 대부분은 연기금과 공제회 등에서 조달하고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일인베스트먼트가 신생사라는 점에서 자금여력 등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앞선 것으로 평가됐지만 아프로서비스그룹이 OK저축은행 인수조건 불이행과 관련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진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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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종만 웨일인베스트먼트 대표. |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019년까지 대부업 자산을 40%로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했지만 최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헬로우크레디트는 오히려 대부업 자산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대부업 계열사의 누락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대부업 철수 정도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라 저축은행 인수를 취소시킬 정도의 중대한 부정행위”라며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부인하고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 주식을 전량 매각하도록 주식처분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OK저축은행 인수조건을 지키지 않은 만큼 금융당국이 증권사 인수에도 결격사유가 있지 않은 지 더욱 꼼꼼하게 살펴보고 인수조건을 내걸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전에서 가장 핵심요소인 가격적인 면만 따져본다면 최 회장이 오래동안 꿈꿔왔던 제도권 금융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금융당국이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등을 두고 제재를 가할 경우 웨일인베스트먼트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품에 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