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영 화승엔터프라이즈 겸 화승비나 대표가 ‘속도’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으로 성장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그룹 운동화 ODM(제조자개발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인 화승비나(베트남 법인)의 상장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화승비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화승비나의 실적이 곧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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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도 감탄한 이계영의 화승엔터프라이즈 '속도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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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영 화승엔터프라이즈대표 겸 화승비나 대표. |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아디다스로부터 제품을 수주해 선적할 때까지 리드타임을 45일에서 30일로 앞당기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수주에서 선적까지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한 전략으로 아디다스그룹 협력사 가운데 납기·품질·공정자동화율·생산성부문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덕분에 고객만족도 극대화,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보고 있는데 앞으로 시간을 30일 안으로 더 당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화승엔터프라이즈를 지난해 10월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공정을 앞당기고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도 확보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화승비나)는 그동안 ‘스피드 투 마켓(speed to market)’이라는 전략을 내걸고 수주부터 선적까지 기간을 줄이는 데 매진해 리드타임을 90일에서 45일로 단축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리드타임을 앞당기기 위해 업계 최초로 아디다스와 리복 연구개발센터가 공장에 상주하도록 해 제품 샘플을 만들어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설비 자동화율을 높이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병행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의 속도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은 올해부터 더욱 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CEO는 최근 매출 확대를 위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패스트 패션이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패션브랜드나 상품을 뜻한다.
패스트 패션을 키우려면 빠르게 제품을 생산해 줄 수 있는 협력업체가 필요하다. 이는 아디다스 협력업체들 가운데 속도와 품질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화승엔터프라이즈에 큰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디다스가 트렌디한 제품으로 상품 회전주기를 빠르게 하겠다는 뜻을 나타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올해도 업종 내에서 가장 강한 성장모멘텀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017년 매출 8284억 원, 영업이익 61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보다 매출은 29.4%, 영업이익은 39.7%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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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도 감탄한 이계영의 화승엔터프라이즈 '속도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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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승비나 베트남 공장에서 주문받은 아디다스 운동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
이 대표는 2002년 화승비나가 설립될 당시 부장으로 입사한 뒤 승진을 거듭해 2014년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화승비나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2015년 11월 화승엔터프라이즈가 만들어 진 뒤부터 화승엔터프라이즈 대표도 겸하고 있다.
추진력이 강하고 화통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지호 화승그룹 부회장과 함께 아디다스와 제휴를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화승비나는 2008년 아디다스와 제휴를 시작해 ‘네오’ 라인업을 만들어 내면서부터 빠르게 성장했다.
화승비나는 아디다스그룹의 운동화 생산업체들 가운데 2015년 기준 점유율 12%로 2위다. 2016년에는 점유율이 더 올라간 것으로 추산된다.
아디다스의 협력업체들 가운데 제조자개발생산 업체는 화승비나가 유일하며 나머지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