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서혜진 커리어케어 이사(Infra & Service 부문장). |
세계적 저성장 기조 속에서 ‘인더스트리 4.0’이 성장의 필수요소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인력의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경영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인더스트리 4.0이 만들어내는 제조방식의 변화가 새로운 산업혁명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인력을 구하고 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서혜진 이사(Infra & Service 부문장)에게 인더스트리 4.0을 키워드로 인재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들었다.
- 인더스트리 4.0이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달라.
"4차산업혁명을 말한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디지털이노베이션(Digital Innovation)이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도 불린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 인공지능(머신러닝, 딥러닝 포함), 클라우드, 가상현실(VR/AR), 3D 프린팅 등의 기술요소들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
- 국내에서도 부쩍 많이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요 이슈로 부각하면서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책이 뒷받침되면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현실화 할 것이라 생각한다."
- 외국상황은 어떤가?
"독일, 미국, 일본이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정부 주도로 디지털 혁신과 스마트팩토리를 표준화해 나가고 있다.
산업혁명은 단순히 누가 좀 더 잘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어느 국가와 어느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지멘스,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대표사례로 꼽힌다. 전통 제조업 회사지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반대로 소프트웨어회사인 구글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것도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는 모습이다."
- 제조업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가 보다.
"그렇다. 제조업에 한정되지 않고 전 산업과 전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전까지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제조 위주였다면 이제 판매 후 서비스(After Sales Service & Support)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 국내기업들은 어떠한가?
"국내기업들도 변화 혁신에 적극적이다. 발빠른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혁신을 주도할 인물을 영입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한 기업들도 있다."
- 관련 채용시장은 어떠한 변화가 있는가?
"관련 기술요소들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으며 인재풀도 커지고 있다.
특히 회사 전체의 디지털화를 추진할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Chief Innovation Officer)와 CDO(Chief Digital Officer)를 원한다. 혁신업무는 외부시각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내부승진보다 외부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구체적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인더스트리 4.0은 단순히 제조공정 자동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제품개발 R&D 단계부터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로 설계하고 3D로 시뮬레이션해서 사전제작한다. 영업마케팅 분야는 다양한 옴니채널을 활용하고 있고, 판매 후 서비스 등 서비스분야는 빅데이터에 기반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변화 폭이 큰 만큼 전문인력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어떤 제조기업은 벌써 석박사급 데이터 분석가 30여 명을 채용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인티그레이션(Integration), 즉 융합이 핵심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 흩어져 있는 정보의 융합, 온/오프라인의 융합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 역량이 필수적이다. 오픈 마인드도 중요하다. 새로운 환경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도전하여 변화를 이끄는 인재를 기업은 원한다."
- 인재추천 의뢰도 많이 늘었나?
"물론이다. 제조, 중공업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4차산업 관련 추천의뢰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커리어케어는 각 산업별로 전문 분야가 나뉘어져 있어서 통합적 전문인재를 찾을 때 부문간 TF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 전문가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사실 전문가라 하면 개별 전문성을 지니면서 관련 산업의 이해도 풍부해야 한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전문가는 기술적으로 데이터를 잘 다루어야 하고, 동시에 산업적으로 유의미한 통찰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 둘을 다 보유한 전문가는 매우 드물다."
- 나름의 인력발굴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기보다 오랜 기간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우수한 인재들과 계속 연락하고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상호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인재도 지속적인 관심 대상이다.
또 컨설턴트들의 개별역량도 중요하므로 서로의 지식을 나눌 수 있는 내부 스터디, 교육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노력들이 합쳐져 고객과 후보자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 구직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전문성을 바탕으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실패 경험도 경험이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고민하고 도전하고, 그 결과 실패했다면 이 또한 소중한 경험이고 자산이다.
사내에 관련 TF(태스크포스)나 조직이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직장을 옮겨서라도 기회를 얻어야 한다. 경험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찾고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도전할 필요가 있다."
- 전문가로서 인더스트리 4.0 채용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4차산업혁명을 두고 기업들의 고민이 많다.
4차산업혁명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어떤 로드맵으로 가야할지,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지 명확한 답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이끌어 갈 사람이 가장 각광을 받을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