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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우조선해양 채권 놓고 묘수 찾기 골몰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3-28 15: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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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지원안을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 양측에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8일 대우조선해양의 정부 지원안과 관련해 첫 실무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국민연금, 대우조선해양 채권 놓고 묘수 찾기 골몰  
▲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국민연금이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발표 이후 실무자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부서별로 진행한 법률검토를 바탕으로 대안찾기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연금을 향한 압박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28일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지원은 국민 혈세낭비뿐 아니라 금융권의 강제적인 부담으로 금융소비자의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 등 금융기관은 정부의 대우조선해양의 지원안에 절대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금융소비자원은 “만약 국민연금이 정부의 지원안에 동의한다면 법적조치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을 강하게 압박했다.

금융투자업계도 정부의 지원안을 놓고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채무재조정 이후에도 남아있는 불확실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투자자들에게 형평성에 어긋나는 손실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정부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적인 채무조정이 절실한 대우조선해양과 금융당국도 국민연금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른 시일 안에 국민연금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흑자전환 방안과 자금운영 계획 등을 설명하며 정부안에 찬성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개혁 현장점검 통합검색 시연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을 정해진 방향대로 추진하겠다”며 “연기금이나 사채권자들이 경제적 실질을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자율적 채무조정에 실패해 법적강제력을 지닌 사전회생계획제도(P-Plan)에 돌입할 경우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의 피해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 안에 따를 것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사전회생계획제도에 돌입할 경우 국민연금 등 회사채 보유자들은 채권의 90% 이상을 출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제시한 출자전환비율 50%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국민연금은 정부안을 따르자니 여론의 압박이 심하고 거부하자니 피해규모가 커지는 만큼 진퇴양난에 상황에 놓인 셈이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지원안을 놓고 “기금의 장기적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추가적인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안을 따르되 조건을 걸어 피해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지원명분을 찾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추가감자, 지분소각 등을 요구하는 것이 유력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산업은행의 도덕적해이로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현재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산업은행에 더 큰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27일 산업은행이 연 채권단협의회에서 산업은행의 추가감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자집회의 열쇠를 쥔 국민연금이 압박수위를 높일 경우 산업은행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대우조선해양 채권 놓고 묘수 찾기 골몰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의 추가감자로 대우조선해양의 주식수가 줄어들 경우 출자전환을 하는 채권자들은 그만큼 주식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4월21일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일부상환을 요구하며 산업은행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4월21일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4400억 원 가운데 43%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애초 4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상환능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 만큼 4월 만기채권의 일부상환은 국민연금의 또다른 협상카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은 이른 시일 안에 국민연금을 만나 직접 설득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3일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지원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부의 지원안에 따라 국민연금도 자체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충분한 설명을 통해 국민연금을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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