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업계의 두 괴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와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로켓전쟁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사업체 스페이스엑스가 우주택시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질세라 베조스도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 우주항공사 블루오리진이 로켓엔진 개발협약을 맺었다고 맞대응했다.
◆ 베조스의 블루오리진, 로켓엔진 개발 협약
우주항공 벤처기업 블루오리진이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LA)와 로켓엔진 개발협력을 맺었다고 17일 N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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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ULA는 미국의 유명한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미국 군사 정찰위성 발사체 분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베조스는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블루오리진은 몇 년 전부터 ULA와 협력해 우주선과 로켓 개발에 힘써왔다”며 “지난 3년 동안 BE-4 엔진을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은 ULA의 로켓인 아틀라스5에 장착되는 엔진을 향후 5년 내로 완성하려 한다. 두 회사는 앞으로 2년 안에 테스트를 시작해 2019년 첫 시험발사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ULA는 엔진개발이 성공할 경우 BE-4엔진이 기존에 위성발사에 사용되던 러시아의 RD-180엔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새 로켓엔진을 개발하는 데 “매우 큰 금액이 들 것”이라며 정확한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로켓엔진을 개발하는 데 2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조스는 “블루오리진은 우주에 접근하는 비용은 낮추고 신뢰도는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21세기형 부스터엔진을 만들 때가 왔다”고 말했다.
◆ 머스크, 우주택시사업에 뛰어들어
16일 머스크가 세운 우주사업체 스페이스엑스가 보잉과 함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우주택시사업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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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 |
NASA는 우주택시사업에 68억 달러를 투자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이 가운데서 26억 달러의 연방 예산을 받아 유인 우주비행이 가능한 로켓을 만들기로 했다.
NASA는 2011년 아틀란티스호를 발사한 후 처음으로 유인우주선 개발을 재개한다. 두 회사가 개발한 우주왕복선은 2017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된다.
스페이스엑스는 ‘드래곤’이라는 우주화물선을 개발해 이미 발사에 성공했다. NASA와 우주화물선 운송계약을 맺고 2012년 이후 세차례나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지난 5월 유인우주선 ‘드래곤V2’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우주선은 우주비행사 7명을 태우고 화물을 실을 수 있다고 한다.
찰스 볼든 NASA 국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NASA 역사상 가장 야심차고 흥미로운 유인우주왕복선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 우주산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베조스와 머스크
베조스와 머스크는 미국 IT업계에서 유달리 우주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인물들이다.
머스크는 2002년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를 세웠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우주선 등을 개발해왔다.
베조스는 2000년 민간 우주항공사인 블루오리진을 세웠다. 블루오리진은 일반승객을 태워 대기권에서 우주여행을 체험하는 준궤도 우주여행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차세대 우주왕복 셔틀 ‘스페이스 플레인’ 개발에도 보잉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베조스와 머스크는 우주사업 수주에서 이미 몇 차례 격돌하기도 했다.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NASA가 발주한 플로리다주 우주발사대 운영사업자와 우주화물선 사업자 수주전에서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에 잇따라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