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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할 뜻 있을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3-27 16: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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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사장의 바람대로 대우조선해양이 앞으로 삼성중공업에 매각될 수 있을까?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삼성그룹의 상황을 고려할 때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시너지 가능성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조선업계를 2사체제로 재편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어느 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할 뜻 있을까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지리적 조건을 따졌을 때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모두 거제도에 조선소가 있어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유리하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울산과 군산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어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시너지를 보기 힘들다.

정성립 사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조선사와 합치는 게 바람직한지를 묻는 질문에 “상식적으로야 같은 지역에 있으면 시너지가 더욱 크다”고 답변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회사가 경쟁력을 보유한 사업군도 비슷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주잔량이 50척에 이른다. 전체 상선부문 수주잔량 가운데 LNG운반선의 비중이 60%가 넘는다.

삼성중공업은 전통적인 LNG운반선 강자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3사 가운데 가장 많이 LNG선박을 건조해 발주처에 인도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을 경우 LNG운반선 건조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보다 탱커(원유운반선)와 컨테이너선박의 수주비중이 더욱 크다.

◆ 삼성그룹, 중공업사업 확대의지 의문

이런 점들을 놓고 볼 때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적합한 후보라는 점에 큰 이견이 없다.

문제는 삼성그룹의 사업확대 의지다. 아무리 좋은 매물이더라도 인수후보자가 사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없다면 매각이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그룹이 최근 2~3년 동안 건설·중공업 사업에 주력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할 뜻 있을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산업과 건설산업은 기본적으로 경기의 변화와 투자사이클에 민감한 사업”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성향을 감안할 때 삼성그룹이 중공업 사업에 힘을 보탤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특수선(방산)사업을 하고 있는 점도 삼성중공업에 부담이 된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사업을 접고 상선·특수선부문을 한 데 묶어 시장에 팔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방산부문까지 모두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삼성그룹은 과거에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를 통해 방산사업을 했지만 2014년에 두 기업을 모두 한화그룹에 매각한 뒤 방산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삼성그룹이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방산사업에서 발을 뺀 것을 두고 방산비리 등에 휘말려 그룹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말이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한 정치적 딜을 통해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떠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조선·해양 전문매체인 트레이드윈즈는 지난해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합병제안을 자세히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8년 이후 조선업계 재편작업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후보자가 어디인지를 따지는 것은 성급하다”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 생존 가능성을 높인 뒤에나 대우조선해양 인수안을 상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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