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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그동안 안 건졌나 못 건졌나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7-03-23 19: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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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침몰한지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인양에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을 놓고 정부가 그동안 인양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인양, 그동안 안 건졌나 못 건졌나  
▲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전 4시45분경 세월호 본체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수면 위로 올라왔다. 22일 오후 8시50분 인양작업이 시작된 지 불과 약 8시간 만이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오후 2시 기준으로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6m까지 올라왔다”며 “수면 위 13m 인양작업은 23일 오후 늦게 또는 저녁에나 완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수부는 이날 인양을 완료한 뒤 24일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시켜 4월5일 정도까지 목포신항에 운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월호 인양은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파면된 뒤 2주 만에 진행됐다. 이 때문에 세월호 인양이 지연됐던 것이 정부의 의도일 수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김경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월호를 조기에 인양할 수 있었던 기회를 청와대와 해양수산부가 일부러 늦추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세월호가 무사히 인양되면 다음 과제는 선체 인양이 지연된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박근혜 파면직후 세월호 인양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그동안 고의적으로 미뤄온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글을 올렸다.

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의지’가 부족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참사 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을 공식 약속한 날은 ‘세월호 1주기’였던 2015년 4월16일이다.

정부와 여당은 그때까지 1년 동안 비용, 기술적 문제 등을 이유로 세월호 인양을 반대해 왔다.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2014년 10월27일자 비망록에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長(장)’과 함께 ‘세월호 인양-시신 인양 X. 정부 책임, 부담’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확정한 뒤 인양업체를 선정하는데 다시 4개월이 소요됐고 실제작업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년이 돼가던 2016년 3월31일에야 시작됐다.

세월호 인양을 담당한 중국기업 ‘상하이샐비지’는 기술적인 문제로 중간에 인양방식을 바꿨고 이 때문에 정부가 당초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던 시점인 2016년 6월보다 9개월 가까이 인양이 미뤄졌다.

진교중 전 해난구조대 대장은 “정부가 인양을 담당할 기업을 선택 때 우리나라 기술자 90%가 상하이샐비지가 제시한 방식으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저렴한 비용을 이유로 상하이샐비지를 선택했고 그 결과 시간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인양이 계속 미뤄지는 동안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세월호 희생자 정동수 군의 아버지이자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인 정성욱씨는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도 해수부도 처음부터 인양할 생각이 없었다”며 “세월호 인양은 못 건지고, 안 건진 것, 둘 다라고 생각한다”고 비통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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