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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 요구에 곤혹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7-03-23 17: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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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면세점업체들의 임대료 인하요구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천공항 입점업체들의 매출타격이 커질수록 임대료 인하를 통한 고통분담 요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면세점 임대료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에 정 사장이 섣불리 인하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 사드리스크 계속되면 임대료 인하요구 선긋기 힘들어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업체들의 임대료 인하를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일영,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 요구에 곤혹  
▲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사업자 7개 업체는 17일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간담회에서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매출에 타격이 크니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월 말 사드 부지계약 체결 이후 중국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 3월1일부터 19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28만 명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과 엄연히 계약이 존재하는데 장사가 좀 안된다고 해서 임대료를 바로 인하해주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당장은 임대료 인하요구에 선을 그었지만 면세점업체들의 피해가 계속 커질 경우 정 사장도 업체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정부가 15일 한국행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하면서 관광객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잠재고객이 줄어 매출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인천공항 면세점들이 매출감소로 경영난을 겪자 2009년 3월~2010년 12월까지 임대료를 인하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정 사장 입장에서 면세점 임대료 인하결정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면세점 임대료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공항이용료나 착륙료 같은 항공수익은 인천공항공사의 전체수익에서 약 36%~37% 정도고 나머지는 상업시설 사용료 같은 비항공수익이다. 이 비항공 수익의 상당부분을 면세점 임대료가 차지한다.

정 사장은 회사의 수익만 생각해 입점업체들의 고통을 마냥 모른체 하기도 힘들다. 공항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영업이 이뤄진다고 해도 적자를 면하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사드리스크가 계속 되면 인천공항도 항공수익이 줄어든다”며 “면세점 임대료까지 깎아주면 이중으로 손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면세점업체들의 상황을 놓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황이 정말 심각해진다면 그때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 정일영, '발로 뛰는' 교통항공 분야 전문가

정일영 사장은 국토교통부에서 교통항공 분야에 30여 년간 몸담은 관료출신 CEO다. 지난해 2월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이끌고 있다.

국토교통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피아’와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력으로 볼 때 전임 사장들보다 관련업무에 능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일영,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 요구에 곤혹  
▲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가운데)이 인천공항 3단계 건설현장에서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4년 때인 1979년 행정고시23회에 합격했고 1981년 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항공정책과장, 국제항공협력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대표부 참사관, 항공철도국장, 항공정책실장, 교통정책실장 등 교통·항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관료시절 인천공항의 건설기획부터 착공, 완공, 운영 등 전반을 챙겨 인천공항과 인연도 깊다.

취임 직전에 수하물 5200여 개가 뒤섞여 항공기 159편의 출발이 10시간 이상 지연된 ‘수하물 대란’, ‘밀입국시도’ 사고가 벌어지면서 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바로 사고 수습에 매진해야 했다.

정 사장은 취임식도 생략하고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뒤 “발로 뛰자”고 전 임직원을 독려했다.

정 사장은 '현장맨'으로 불린다. 현장을 확인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을 정도로 현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평소 즐겨신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인천공항 활주로와 주차장, 공항저수조에 이르기까지 곳곳을 누비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겨 한동안 지팡이를 짚고 다닌 적도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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