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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외국인투자자 공격 막을 수 있나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7-03-22 17: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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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자동차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정책 확대 등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율은 21일 기준으로 45.8%에 이른다. 지난해 9월 초 42.1%에서 3.7%포인트 올랐다.

현대차 주식은 최근 20일 동안에 금액을 기준으로 외국인 순매수 순위 1위에 올랐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외국인투자자 공격 막을 수 있나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외국인투자자들은 현대차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17만 원으로 장을 마쳐 지난해 9월 초 13만1500원에서 23%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차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 주식을 사들였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재 현대차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현대차는 외국인투자자들 덕에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봤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배구조개선, 주주친화정책 확대 등 글로벌기업에 걸맞는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현대차와 함께 글로벌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면서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에 인적분할과 배당확대를 요구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2%에 불과하다. 그러나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외국인투자자들을 결집하는 데 나선다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50.6%다. 반면 오너일가는 삼성전자 지분 4.91%를 보유한 데 그쳐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같은 요구를 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더욱 버거울 수 있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하라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는 삼성그룹이 그린 지배구조개편의 방향과 맞아떨어지는 대목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오너일가가 삼성전자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삼성그룹은 이미 2015년에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성공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놓고 8부 능선을 넘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개편과 함께 승계작업도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지배구조개편의 방향성과 외국인 투자자의 요구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정 부회장 승계작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6~7%대로 낮은 편이다.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은 현대차는 45.84%, 현대모비스는 47.9%에 이른다.

현대차는 2014년 한전부지 고가인수 논란이 불거진 뒤 외국인투자자들을 포함해 주주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당시 오너일가가 회삿돈을 과잉투자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라고 현대차에 요구했다.

현대차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15년부터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운영했다. 투명경영위원회 내에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를 둬서 주주입장에서 의견을 내고 국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주주의견을 듣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한전부지 고가인수 논란 이후 배당성향을 큰 폭으로 높이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확대해왔다”며 “기업지배구조 관련 설명을 영문판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등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외국인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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