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일단은 시간을 벌면서 여론도 살피고 법적 검토를 충실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0일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찬반을 묻는 서안을 채권은행들에 보내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애초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여부를 묻는 안건을 20일 부의한 뒤 22일까지 채권은행들로부터 입장을 회신받을 계획이었으나 서안 발송이 미뤄지며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를 놓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시기도 알 수 없게 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일 회의가 길어지면서 안건 부의가 뒤로 미뤄지게 됐다”며 “회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안건이 언제 부의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20일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실무진을 급히 불러 회의를 열고 상황을 보고 받고 각 시나리오에 따른 추가적인 법률검토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박 회장과 법적소송을,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경우 더블스타와 법적소송을 벌일 가능성이 발생하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만큼 산업은행과 채권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애초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놓고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법적인 검토와 동시에 최대한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금호타이어는 대표적인 호남기업으로 꼽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의 호남 일정이 3월 말에 끝나는 만큼 그 이전에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결정하면 비판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업체 더블스타가 여론전에 뛰어든 점도 이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더블스타는 21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월12일까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가 된다"며 채권단 압박에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