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로부터 받은 금품까지 공인중개사법상 초과 중개보수로 보고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공인중개사법은 공인중개사가 법정 한도 이내의 중개보수만을 지급받도록 허용하고, 이를 초과해서 보수를 지급받는 경우 공인중개사법위반으로 형사처벌을 하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서 중개보수의 상한을 정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법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 이상이 선고될 경우 등록취소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유죄가 선고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유보나(가명)는 개업공인중개사이고, 중개보조원 오현남(가명)은 임차인 권세아(가명)의 의뢰를 받아 임대인 기영도(가명)와의 사이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는데, 권세아로부터 중개보수 100만 원을 지급받는 것 이외에 기영도로부터 인센티브 명목으로 1천만 원을 지급받았다. 유보나는 양벌규정에 따라 오현남의 인센티브 수령행위가 공인중개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유보나는 억울하다.
먼저, 오현남은 중개보조원으로 등록되어 있기는 했지만, 유보나에게 알리지도 않고 전세계약 체결을 중개하고 그 보수를 지급받았고, 기영도로부터 인센티브를 별도로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로, 기영도로부터 금원을 받은 행위는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로부터 수령한 것으로서 공인중개사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공인중개사법은 '사례 ․ 증여 그밖의 어떠한 명목으로도 제32조에 따른 보수 또는 실비를 초과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 법문언상 '누구로부터' 금품을 받는 행위인지(수령 상대방)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형식적으로만 해석한다면 중개의뢰인이 누구인지와 관계 없이 법정 한도를 초과해서 금품을 지급받으면 처벌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실제로 하급심에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검사가 유보나를 기소했고, 제1심은 유보나에게 유죄를 전제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렇다면 유보나는 이 유죄 판결을 그대로 수용하여 등록이 취소되는 결과를 감수해야 했을까?
그렇지 않다. 공인중개사법 조항의 유기적 체계적 해석에 의할 때, 법은 중개의뢰인과 거래당사자를 구분하고 있으며, 중개보수는 중개의뢰인으로부터만 지급받는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 공인중개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례, 증여 그밖의 어떠한 명목으로도 제32조에 따른 보수 또는 실비를 초과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의 대상 범위도 중개의뢰인으로부터 보수를 지급받는 경우로 제한되어야 하고, 중개의뢰인이 아닌 자로부터 금원을 지급받는 행위까지 포함하여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고,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의 의심이 있다.
유보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무죄주장을 하면서 항소를 했고, 공인중개사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는 등 적극적인 변론을 한 끝에 수원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2026년 8월 무죄판결을 선고했다.
공인중개사법위반 등에 대한 형사재판은 하급심 판례가 엇갈리고, 체계적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로부터 제때 조력을 받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유보나는 적시에 관련 법률전문가를 만나서 일생 일대의 위기에서 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주상은/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파트너변호사
| 글쓴이 주상은 변호사는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파트너변호사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공인 재개발 재건축 전문변호사이고, 주로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건설 부동산 사건들을 취급해왔다. 대학원에서 민사법을 전공했다. 대학원에서는 논문을 주로 작성하다가 변호사가 된 후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법언어를 쉬운 일상 용어로 풀어 쓰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칼럼을 통해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서 가지는 오해를 조금씩 해소해나가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