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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황상연 대표 취임 뒤 첫 분기 실적 합격점, 하반기 비만약 '에페' 조기 안착 정조준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6-07-29 14: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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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취임 뒤 처음으로 받아든 분기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분위기를 이어나가려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비만치료제 ‘에페’의 성과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는 국내 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공급 유연성의 우위를 앞세워 위고비, 마운자로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3파전 구도로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황상연 대표 취임 뒤 첫 분기 실적 합격점, 하반기 비만약 '에페' 조기 안착 정조준
▲ 한미약품이 하반기 비만약 출시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제품명을 '에페'로 결정하고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생산과 유통, 마케팅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가 신청됐다. 앞서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한미약품은 품목허가 절차와 별개로 평택 바이오플랜트 생산과 영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황 대표도 취임 직후 비만치료제 상용화를 중심에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미약품은 5월 혁신성장부문을 신설해 신제품개발센터와 마케팅센터, 평택제조센터, 의약혁신센터, 해외영업팀을 한 조직에 배치했다. 연구개발부터 생산과 국내외 판매까지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에 필요한 조직을 한데 묶은 것이다.

기존 연구개발센터는 미래성장부문으로 재편하고 산하에 비만대사센터, 항암센터, 융합센터를 뒀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와 후속 비만·대사질환 신약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를 갖췄다.

에페의 출시와 시장 안착은 황 대표가 기술수출 이후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경영능력 시험대로 여겨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황 대표는 3월31일 한미약품 창사 53년 만의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황 대표가 처음으로 회사를 온전히 이끈 2분기 한미약품은 연결기준 매출 4672억 원, 영업이익 1311억 원을 거뒀다. 2025년 2분기보다 매출은 29.3%, 영업이익은 116.9% 증가했다.

한미약품이 6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를 기술수출한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기술수출의 전체 계약 규모는 12억6천만 달러(계약 당시 약 1조8973억 원)로, 이 가운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7500만 달러(약 1129억 원)다.

2020년 미국 머크와의 계약 이후 약 6년 만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대상으로 성사한 대규모 기술수출이다.

한미약품이 한동안 뜸했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다시 성사한 것은 황 대표의 취임 초반 성과에 힘을 보탰다.

다만 기술수출 계약금이 일회성 수익인 만큼 하반기 이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새로운 지속적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페는 바로 한미약품의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품목으로 주목받는다.

에페와 관련한 품목허가 결과는 빠르면 10월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업계는 에페가 출시되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3파전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대신 국내 환자를 중심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는 점과 위장관 이상반응 관리, 국내 생산에 따른 공급 안정성을 에페의 차별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페의 판매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입 제품인 위고비와 마운자로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국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페의 국내 생산능력과 한미약품의 자체 영업망을 고려하면 연매출 1천억 원 이상의 제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다. 

1개 품목이 국내에서 연매출 1천억 원을 내면 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블록버스터 제품의 연매출이 100억 원이라는 점에서 출시 1년 매출 전망이 1천억 원이라는 점은 의미가 크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연간 약 300만 도즈 생산할 수 있다며 자체 상업화가 본격화하면 공장 가동률 상승과 고정비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에페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 원에서 2025년 8195억 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국내 성인 비만율이 34%를 넘어선 데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수요를 빠르게 확대했다.

다만 후발주자인 에페가 확보해야 할 경쟁력도 분명하다. 마운자로는 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를 함께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로 임상에서 20% 이상의 평균 체중감량률을 보였다. 위고비도 글로벌 임상에서 약 15%의 평균 체중감량률을 나타냈다.

에페는 국내 비만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투약 40주차 평균 9.75%의 체중감량률을 보였다. 최대 체중감량률은 30.14%였으며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군에서는 평균 12.20%가 감소했다.

임상 기간과 참여 환자 구성이 달라 세 제품의 감량률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직접 비교 임상도 진행되지 않아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효능 또는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경쟁 강도도 높다. 지난해 위고비 매출은 4833억 원으로 국내 시장의 59%를 차지했다. 2025년 8월 국내에 출시된 마운자로도 220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점유율 27%를 확보했다.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86%를 차지한 셈이다.

위고비 제네릭(복제약) 가능성은 중장기 경쟁 변수로 꼽힌다. 식약처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된 위고비 특허 가운데 핵심 물질특허는 2028년 8월 만료된다.
 
한미약품 황상연 대표 취임 뒤 첫 분기 실적 합격점, 하반기 비만약 '에페' 조기 안착 정조준
▲ 한미약품은 국내 생산 등을 강점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 모습. <한미약품>

다만 물질특허가 끝난다고 곧바로 제네릭이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제형과 제조공정, 투여기기 등에 관한 후속 특허를 회피해야 하고 펩타이드 원료 생산과 주사제 품질 동등성도 입증해야 한다. 

제약업계에서는 품목허가와 특허 분쟁 상황에 따라 실제 국내 제네릭 진입은 2028년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페가 하반기에 출시되면 적어도 위고비 물질특허 만료 전까지 약 2년 동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실제 제네릭 출시가 늦어지면 저가 제품과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 시장에 안착할 시간은 더 길어진다.

에페의 성공은 단일 제품의 매출 확대를 넘어 한미약품이 대사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상업적 성과로 연결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에페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2015년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에 기술수출됐지만 2020년 권리가 반환됐다. 한미약품은 이후 비만치료제로 개발 방향을 전환해 상용화를 다시 추진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 신약개발의 ‘서사’가 담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본래 의미와 레거시,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에페’로 최종 확정했다”며 “에페는 전 세계적으로 GLP-1 비만치료제의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는 한미의 독자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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