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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문턱' 정하는 중위소득 산식 6년 만에 손질, 보장성 확대와 재정부담 사이 줄타기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7-20 16: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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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국민 가운데 어디까지를 복지 지원 대상으로 인정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 산식’을 6년 만에 새로 짠다.

새 산식이 실제 국민 소득의 상승 흐름을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할지, 그리고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산출된 증가율을 다시 낮추거나 높일 수 있는 재량을 어느 정도 남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복지 문턱' 정하는 중위소득 산식 6년 만에 손질, 보장성 확대와 재정부담 사이 줄타기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관련 사전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서울에서 제79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앞서 6월29일 제78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산식 개편 방향에 관한 첫 공식 논의를 진행했으며 추가 논의를 거쳐 새로운 산식과 이를 적용한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7월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통계청이 조사한 소득의 중간값을 그대로 사용하는 수치가 아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통계자료와 소득 증가율 등을 토대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정책적으로 정한다.

이 수치는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뿐 아니라 국민취업지원제도와 국가장학금, 아이돌봄서비스, 예술활동준비금 등 14개 중앙부처 약 80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된다. 생계급여는 기준 중위소득의 32%, 의료급여는 40%, 국가장학금은 최대 300% 등 각 사업이 서로 다른 비율을 적용하는 만큼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 복지사업의 지원 문턱과 지급액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기준 중위소득은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체계로 개편되면서 기존의 절대적 빈곤선인 최저생계비를 대체했다. 물가와 필수품 비용을 중심으로 계산하던 최저생계비 대신 전체 국민의 소득 가운데 중간값을 활용해 사회 전반의 생활수준 상승을 빈곤선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정부는 2020년 기준 중위소득의 통계자료를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변경하면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적용할 새 산식을 마련했다. 최근 3년 동안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이 오른 정도를 반영하는 ‘기본증가율’에 두 소득통계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추가증가율’을 더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논란의 중심에는 추가증가율보다 기본증가율이 있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5년 10월 발간한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이슈 분석’를 보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준으로 계산한 기본증가율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각각 4.62%, 4.32%, 3.57%, 4.34%, 6.29%, 9.19%였다. 그러나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실제 결정에 반영한 증가율은 각각 1%, 3.02%, 3.57%, 3.47%, 2.77%, 2%로, 2023년을 제외하면 통계에서 산출된 값보다 낮았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보정 권한이 사실상 정부가 재정 여건에 맞춰 복지 기준선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이날 제79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낸 논평에서 기준 중위소득을 명확한 산출 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며 “향후 중생보위의 자의적 재량에 대한 제한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복지 문턱' 정하는 중위소득 산식 6년 만에 손질, 보장성 확대와 재정부담 사이 줄타기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4년 7월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도 기준 중위소득 및 급여별 선정기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개편도 산식 자체보다 산식의 구속력이 첫 번째 관건으로 꼽힌다.

새 산식을 자동으로 적용하도록 하면 정부가 정치적·재정적 판단으로 증가율을 임의로 조정하기 어려워지고 복지 수급자와 관계부처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가계소득 통계가 일시적으로 크게 오르내릴 경우 기준 중위소득과 복지재정도 함께 요동칠 수 있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보정 권한을 폭넓게 유지하면 통계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할 수 있지만, 정부가 산출 결과를 다시 낮출 수 있다는 기존의 불신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참여연대는 산식뿐 아니라 위원회 회의자료와 논의 과정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 관건은 과거 소득통계의 시차를 어떤 지표로 보완하느냐다.

현행 산식의 통계원인 가계금융복지조사는 확정 통계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려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하는 시점의 물가와 임금, 경기 변화를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복지부가 2025년 11월부터 운영한 태스크포스와 생계·자활급여 소위원회도 가계금융복지조사 수치의 급격한 변동 원인을 분석하고 최근 경제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별도 경제지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어떤 지표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새 산식의 성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물가와 생활비를 중시하면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을 보호하는 효과가 커지고, 임금이나 전체 가구소득 증가율을 중심에 놓으면 사회 전반의 생활수준 상승을 빈곤선에 반영하는 성격이 강해진다.

반대로 경기 전망이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복지지출의 급격한 증가는 막을 수 있지만, 기준 중위소득이 실제 가구소득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8월1일까지 다음 연도의 급여별 선정기준과 최저보장수준을 공표해야 한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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