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호반건설이 지난해 서울에 구축한 거점을 발판 삼아 올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일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대비 급증한 분양 물량이 지방에 집중돼 부동산 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상황에서 수도권 일감 확보는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진칼 지분 투자에 따른 평가이익까지 기대돼 호반건설은 사업구조 전환기의 재무 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된다.
▲ 호반건설이 지난해 구축한 전담 거점을 발판 삼아 올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일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호반건설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 속도가 지난해보다 크게 빨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 해의 반이 갓 지난 시점에서 시공권을 확보한 사업장 규모가 지난해 연간 수주액에 육박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해 들어 △경기 안산 고잔연립6구역 재건축(1965억 원) △면목 6의 3·4·5구역(약 3100억 원) 등을 수주했다. 여기에 오는 25일 시공사 선정 가능성이 높은 경기 군포 금정3구역 재개발(약 2300억 원)을 더하면 모두 7500억 원에 다가선다.
호반건설이 올해 수도권 정비사업을 토대로 수주 반등을 예고한 셈이다.
지난해 호반건설은 계약 잔액 기준으로 7847억 원어치를 신규 수주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2조4천억 원을 넘겼지만 2023년(2조3788억 원), 2024년(1조2908억 원) 등으로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거점을 열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한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중구 프레스센터에 자리잡은 서울사업소는 지난해 10월 개소식을 통해 공식 출범했고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도 참여해 힘을 실었다.
이를 놓고 호반건설이 그동안 직접 시행과 시공을 모두 수행하는 자체 사업에서 시장 변화에 맞춰 민간 도급공사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으로 여겨졌다.
호반건설이 올해 부동산경기 침체에 크게 노출돼 있었던 만큼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에서 이와 관련한 부담을 덜어낼 요소를 확보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청약홈 기준 호반건설이 상반기 분양을 진행한 건들을 모두 더하면 현재까지 모두 3천 세대에 이른다. 지난해(956세대)의 세 배 수준으로 2024년 연간 분양 물량(3111세대)에 이른다.
올해 분양 물량은 대부분 호반건설이 직접 시행하거나 프로젝트금융회사(PFV)를 통해 참여하는 자체사업장으로 미분양 위험이 호반건설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다가오는 구조다. 게다가 경북 경산시와 경기도 시흥시 등 지방 물량 위주로 이뤄져 지방 부동산 경기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가운데)이 2025년 10월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사업소 개소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호반건설>
결과적으로 호반건설의 재무안정성을 가로지르는 것은 지방 부동산 경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용평가업계는 현재까지 시장 상황에 맞춰가는 호반건설의 대응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말 보고서에서 “지방 분양경기침체 장기화가 자체분양 및 도급사업 의존도가 높은 호반건설의 사업안정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다만 자체분양현장의 우수한 분양률과 서울 포함 수도권 예정사업 물량, 정비사업 수주잔고 등을 감안하면 호반건설은 주택경기 저하에 대한 일정 수준의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고 바라봤다.
신용평가업계는 특히 한진칼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 확대도 기대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선을 긋지만 시장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찌됐건 호반건설이 한진칼 주가가 크게 오른 데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장부가액은 지난해말 연결 기준 약 1조6천억 원 가량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말 보고서에서 “호반건설은 우수한 자본완충력을 토대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자체현장의 채산성 및 보유하고 있는 상장지분(한진칼 등)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치 평가이익 등을 토대로 추가 재무안정성 저하는 제한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호반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대외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올해 수주 속도와 흐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예년 대비 빠르게 정비사업 수주잔고를 쌓고 있으며 흐름상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일감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라며 “서울 사업소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소규모 사업지부터 차근히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