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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주주환원 다른 태도, 오리온 '실행'·오뚜기 '준비'하는데 삼양식품은 '성장 우선'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 2026-07-07 15: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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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오리온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식품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놓고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함께 추진하는 길을 선택했고 오뚜기는 예측 가능한 배당 체계를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은 글로벌 불닭볶음면 열풍에 힘입어 늘어나고 있는 현금을 생산능력 확대에 우선 배분하며 상대적으로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주주환원 다른 태도, 오리온 '실행'·오뚜기 '준비'하는데 삼양식품은 '성장 우선'
▲ 삼양식품이 동종업계와 비교해 높은 수익성에도 배당성향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삼양식품 신사옥 전경. <삼양식품>


7일 식품업계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오리온은 식품 경쟁기업들과 비교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오리온은 2025년 6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배당성향 20% 이상 유지, 향후 3년간 배당성향 점진적 상향, 중간배당 검토 등을 약속했다. 이후 올해 6월 675억 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데 이어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오리온은 2025년 배당성향으로 36.2%를 기록하며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기업 요건도 충족했다. 오리온의 2025년 결산배당 금액은 2024년보다 40% 늘어난 것이다.

오리온이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리온은 현재 진천 통합센터와 베트남 하노이3공장, 러시아 트베르 제2공장 등 국내외 생산시설에 모두 83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 자회사인 리가켐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사업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 역시 주주환원 체계를 정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2024년 처음으로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또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변경하는 선배당·후기준일 확정 제도를 도입해 투자자들이 배당 규모를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2025년 배당성향은 44.7%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오리온, 오뚜기의 사례와 방향이 달라 보인다.

삼양식품은 올해 3월 최신화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생산능력(CAPA) 40.2% 확대와 해외사업 확장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밀양2공장을 준공했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중국공장도 짓고 있다.

글로벌 불닭볶음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기반 확대가 삼양식품 기업가치 제고 전략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도 엿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3월 처음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과 관련한 구체적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삼양식품의 행보를 놓고 주주환원 노력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연달아 제기되자 올해 3월 이를 최신화하면서 연결기준 배당성향 9~11%라는 수치를 넣었다.

하지만 이 목표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의 2025년 배당성향은 9.2%였다. 오리온 36.2%, 오뚜기 44.7%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이 현재 라면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이라는 점을 놓고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양식품은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144억 원, 영업이익 1771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오리온(9304억 원), 오뚜기(9552억 원)보다 적었지만 영업이익은 두 회사를 모두 웃돌았다. 영업이익률도 24.8%로 오리온(17.8%), 오뚜기(6.2%)를 크게 앞섰다.

삼양식품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했음에도 확보한 현금을 주주환원에 쓰기 보다는 성장 투자에 우선 배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삼양식품이 주주환원을 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20년 주당 800원이던 배당금을 2021년 1000원, 2022년 1400원, 2023년 2100원, 2024년 3300원, 2025년 4800원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2022년에는 중간배당을 처음 실시했고 선배당·후기준일 확정 제도도 도입하며 배당 제도를 개선해왔다.

다만 배당 규모 확대에도 배당성향은 2020년 8.8%, 2021년 13.2%, 2022년 13.0%, 2023년 12.4%, 2024년 9.0%, 2025년 9.2% 수준에 머물렀다. 실적 증가 속도가 배당 확대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주주환원 다른 태도, 오리온 '실행'·오뚜기 '준비'하는데 삼양식품은 '성장 우선'
▲ 오리온은 주주환원과 성장 투자를 병행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오리온그룹 신사옥 전경. <오리온>

삼양식품의 선택에도 이유는 있다.

글로벌 불닭볶음면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도는 상황에서 생산설비 확대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 회사도 앞으로 밀양2공장과 중국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양식품도 역시 성장 투자에 무게를 두는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사업 규모와 이익 규모 증가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2025년에도 전년보다 45.5% 상향했다”며 “CAPEX(생산설비 투자)를 통해 회사 성장에 집중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이익을 더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는 배당성향 9~11%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안정적 잉여현금흐름이 확보되면 배당정책을 재검토해 배당 수준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이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밸류업 관련 보고서에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실질적 주주환원 이행이 시장 신뢰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성장을 위해 주주환원을 뒤로 미루는 전략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면 이제는 성장과 주주환원을 함께 추진하는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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