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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동차반도체에서 퀄컴과 치열한 경쟁 예고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3-05 1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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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자동차반도체에서 퀄컴과 치열한 경쟁 예고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에 자율주행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며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퀄컴이 스마트폰시장에서 확보한 지배력을 통해 자동차용 반도체에서도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빠르게 기술추격에 나서며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엑시노스’ 자동차분야로 적극 확대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하는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시리즈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며 퀄컴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정식공개한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 ‘엑시노스9’는 갤럭시S8 등 스마트폰 외에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엑시노스9는 탑재된 기기에서 카메라 등으로 받아들인 이미지를 분석해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별도 처리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또 내장된 그래픽칩(GPU)을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구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포테인먼트에 이를 적용할 경우 운전자보조지원시스템(ADAS) 등 안전기능 구현에 활용할 수 있다. 연산능력과 이미지 분석기술이 개선될 경우 자율주행기술로 발전할 수도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구현에 도로와 사물 등 주변환경, 차량과 사람을 인식해 정확하게 판별하고 기계장치에 명령을 내리는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의 기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했던 엑시노스 시리즈의 적용분야를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으로 적극 확대하며 시스템반도체에서 본격적인 성장기반 확보를 노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아우디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를 공급하며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협력을 맺은 것이 이런 계획에 중요한 시발점으로 꼽힌다.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안정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만큼 아우디에서 엑시노스의 성능을 검증받을 경우 다른 고객사들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낙수효과가 발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자동차반도체에서 퀄컴과 치열한 경쟁 예고  
▲ 삼성전자 '엑시노스9'에 탑재된 이미지 분석기능 안내.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 시리즈에 적용되는 초고속 통신기능과 이미지 분석기술 등을 꾸준히 발전해 자동차분야로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0조 원을 들인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에서 가장 큰 고비로 꼽히던 주주총회 의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엑시노스 시리즈의 시장확대 전망이 더 밝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는 인포테인먼트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통신모듈 등 주요부품을 공급하는 수직계열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엑시노스 시리즈의 기술경쟁력 확보는 이런 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갤럭시S8에 탑재하는 엑시노스9 신제품에서 실제 구동성능이 확인되면 시장확대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슬라와 협력해 자율주행반도체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완성차업체와 협력은 기술개발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기회로 꼽힌다.
 
◆ 퀄컴과 치열한 경쟁 앞둬
 
삼성전자가 자율주행반도체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글로벌 주요 경쟁사들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엑시노스 시리즈에 적용되는 설계기술력으로는 맞서기 어렵다.

PC와 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탑재되는 주요 IT산업의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며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들은 자율주행반도체를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현재 자율주행반도체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인텔도 추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기술확보와 시장진출을 이뤄내기까지 최소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전자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인포테인먼트용 AP시장에서 적기에 시장진출을 이뤄내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인포테인먼트용 AP시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와 NXP 등 자동차반도체 전문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과 운전자보조시스템 등 신기술의 탑재가 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수준의 고성능 AP 수요가 늘고 있다.
 
퀄컴은 이미 이런 진입기회를 파악하고 스마트폰용 AP시장에서 확보한 지배력을 자동차분야로 확대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용 AP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자동차반도체에서 퀄컴과 치열한 경쟁 예고  
▲ 퀄컴의 AP를 탑재한 고성능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퀄컴은 모바일AP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성능을 소폭 바꿔 내놓은 ‘스냅드래곤 오토’ 시리즈를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반도체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최근 퀄컴이 선보인 자동차용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20A’는 아우디의 차량에 2017년부터 탑재된다. 아우디에 2018년부터 엑시노스를 공급하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선택을 받은 셈이다.
 
아우디는 퀄컴과 삼성전자의 AP를 모두 차례대로 탑재해본 뒤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맞경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는 “삼성전자의 AP 설계기술력은 최근 퀄컴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며 “모바일이 아닌 자동차가 앞으로 이들의 주요 경쟁분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퀄컴이 50조 원 이상을 들인 NXP반도체 인수가 독점금지규제에 부딪혀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삼성전자의 시장진출에 유리한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퀄컴이 NXP반도체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자동차용 AP분야에서 성장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전문지 모틀리풀은 “퀄컴은 삼성전자에 AP 시장지배력을 위협받고 있어 NXP의 인수가 절실하다”며 “하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퀄컴의 독점지위 강화를 우려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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