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6-05-07 15: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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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시작 전부터 치열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안규백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은 집행부 중점 목표로 국내 사업 지속가능성을 내세우면서, 사측에 내수용 신차 출시와 전기차 국내 생산을 요구하기로 했다.
▲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내수용 신차 출시와 전기차 생산 배정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사측은 새로운 모델 출시는 검토 중이지만,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차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며 노조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GM 노사가 올해도 임단협을 원한히 타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앞두고 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이달 마지막 주쯤 상견례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부분 파업을 여러 차례 진행할 정도로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자산 매각을 놓고 노사가 충돌했다.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문제는 올해 3월 노사 합의로 마무리됐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신차 배정과 전기차 생산이 주요 안건으로 떠올랐다.
한국GM 노조는 앞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비정규직 포함 1인당 성과급 3천만 원 지급, 2027년까지 주 4.5일제 도입, 트랙스 크로스오버·트레일블레이저 외 후속 차량과 미래차, 차세대 엔진 생산 물량의 국내 배정 등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안규백 한국GM지부장은 새로운 집행부 중점 목표로 국내 사업 지속가능성을 내세웠다.
한국GM이 최근 국내에 9천억 원 가까이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려면 내수용 신차 출시와 전기차 국내 생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노조 측은 판단하고 있다. 내수 판매 회복을 한국 사업 지속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이다.
한국GM이 한국 공장을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도 최근 6개월 간 국내 판매는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내 판매량은 올해 들어 4개월 연속으로 월 1천 대를 넘기지 못했다.
GM이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GM대우를 출범한 이후 월간 내수 판매가 1천 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959대)이 처음이다. 12월에 1126대를 팔며 1천 대를 넘겼지만, 올해 들어서는 단 한 번도 월 판매량 1천 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엔비스타'. < GM >
안 지부장은 내수 판매 회복 없이는 한국GM의 국내 사업 지속에 대한 불안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임단협에서도 내수 판매 회복 방안으로 신차 출시와 전기차 생산 배정을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임금과 성과급도 노동자에 중요한 부분이지만,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차 출시와 전기차 생산에 대한 약속을 받는 것”이라며 “GM이 우리 정부에 한국 생산공장을 10년 동안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기한인 2028년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임단협에서 어떻게든 신차 생산 배정을 받아내겠다는 것이 노조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차 출시 차종을 놓고도 노사 입장 차가 크다.
안 지부장은 국내에서 생산 중인 뷰익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엔비스타'를 내수용으로 출시할 것을 사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사측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엔비스타 출시에 긍정적이었지만, 최근엔 해외에서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하반기에 뷰익 라인업 가운데 한 차종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며 “다만 어떤 모델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고,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생산 중인 엔비스타가 아닌 다른 뷰익 모델들도 검토 중인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친환경차 생산 배정을 놓고도 올해 임단협에서 노사가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지만, 한국GM 판매 차종에는 친환경차가 없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개 가운데 친환경차 라인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곳은 한국GM이 유일하다.
사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늦어지고 있고, 국내에서 수출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 SUV 인기가 높은 만큼 두 모델에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위주로 재편될 것은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전기차를 생산할지 말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난 상황이라 신차 효과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데, 새로운 소형 SUV도 아니고 기존 두 모델 생산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28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차 출시와 전기차 배정은 한국 공장 노동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강하게 밀어붙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