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외에서는 이미 주니어ISA 제도가 자리 잡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미성년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할 수 있는 ‘주니어ISA’ 도입이 추진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니어ISA가 도입되면 파격적 증여세 혜택을 바탕으로 세대 간 자산 이전을 촉진하고, 부동산과 예·적금에 묶여 있던 가계 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용돈을 주식 등 금융자산 형태로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 수는 지난해 1분기보다 272% 증가했다.
증시 호황 속 자녀들의 주식 계좌가 빠르게 늘어난 것인데 향후 주니어ISA가 도입되면 미성년자의 주식 투자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니어ISA는 미성년자를 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인데 금융투자업계에 이어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개정안은 미성년자도 ISA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주니어ISA에 가입해 연 360만 원(월 30만 원, 총 납입한도 6840만 원)까지 납입할 경우 성년이 될 때까지 해당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가장 파격적 대목은 증여세 혜택이다.
현행법상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는 10년 단위로 미성년자 2천만 원, 성인 5천만 원까지 공제된다. 주니어ISA는 이와 별도로 연간 납입 한도까지 증여세 면제 혜택을 제공해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를 위해 보다 적극적 증여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논의 중인 납입 한도는 월 30만 원인데 이를 매월 10년 동안 넣는다고 하면 기본공제 2천만 원에 더해 3600만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니어ISA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성인 ISA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로 설계돼,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미성년기부터 성년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체계의 핵심 고리도 될 수 있다.
| ▲ 미성년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할 수 있는 ‘주니어ISA’ 도입이 추진되면서 자본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김상훈 의원실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당초 업계에서는 월 납입 한도가 50만 원 수준에서 거론됐지만 서민층의 저축 여력을 고려해 한도를 30만 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이어 “주니어ISA 이외에도 우리아이자립펀드 등 여러 자산관리 정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주니어ISA는 이미 운영 중인 ISA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추가 재정 투입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며 “조속히 입법돼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주니어ISA 도입을 추진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도 주니어ISA를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황성엽 회장은 지난 달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자산관리시장의 매력을 키워 전 국민의 자산 형성시장으로 키워 나가겠다"며 자산관리시장 육성을 위해 주니어ISA 도입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주니어ISA 제도가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은 2011년 주니어ISA를 도입해 연간 9천파운드 한도 내 투자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기존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TF)’를 대체한 제도로, 정부 보조금 대신 납입 한도를 확대해 실질적 자산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차일드트러스트펀드는 정부가 모든 신생아에게 초기자금을 지원하고 부모가 향후 추가 납입을 통해 성인이 되었을 때 목돈을 만들어주는 제도인데 정부 재정 부담과 실효성 문제로 2011년 주니어ISA로 대체됐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차일드트러스트펀드는 다수의 부모들이 출생 시 정부의 보조금만 받고 계좌를 해지하는 형태를 보였다. 이에 이에 영국은 보조금을 없애고 납입 한도를 확대해 주니어ISA를 도입했다.
일본 역시 가계 자산의 예·적금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16년 ‘주니어 NISA’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해 NISA의 가입 연령 제한을 사실상 폐지해 0세부터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