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6-04-16 11: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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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중복상장 원칙금지’로 일반주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세미나’를 열었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 위원장은 축사에서 “그동안 우리 자본시장에서 지배주주가 실질적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사업부문과 계열사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중복상장을 쉽게 이용했지만, 일반주주는 자회사 성장 성과를 공정하게 누리지 못하고 주가 할인(디스카운트)을 감수했다”며 “중복상장 원칙금지 의의는 주주 충실의무를 상장 제도에도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소수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중복상장을 걸러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 중복상장’과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복상장을 엄격히 구분해 심사할 것”이라며 “모회사 이사회가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달 18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표된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방안과 관련한 의견수렴을 위해 열렸다.
세미나에는 개인·기관투자자, 상장사협의회, 증권사, 한국VC협회, 학계·법조계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나현승 고려대학교 교수는 “그간 중복상장은 지배주주의 추가자금 투입이나 지배권 희석 없이 필요한 자본을 조달해 사업 및 기업집단을 확장할 수 있는 유용한 방식이었다”며 “중복상장 시 자회사 이익이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평가되면서 모회사 연결 실적에도 중복 반영돼,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 가치가 할인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복사장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나 교수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주식시장에 모두 상장된 중복상장은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월등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상장사 보유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를 '전체 시가총액'으로 나눈 국내 중복상장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나현승 고려대학교 교수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발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 교수가 제시한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중복상장 비율을 '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전체 시가총액'으로 정의할 때 한국은 18%인 반면 일본, 대만, 미국, 중국은 각각 4.38%, 3.18%, 0.3%, 1,98%에 그친다.
금융위는 이날 세미나를 포함해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안에 거래소 규정 개정안을 예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고된 개정안은 이르면 7월 중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세부적 기준과 절차와 관련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제도 시행 이후에도 개별 심사 결과 도출되는 모범사례들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