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입점 브랜드에 물류 업무 전반을 대행하는 '물류 내재화'를 추진하기 위해 인수한 무신사로지스틱스는 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모회사인 무신사의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 무신사의 물류 전문 자회사 '무신사로지스틱스'가 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롯데몰 1층에 위치한 '무신사스탠다드' 매장 전경. <무신사>
13일 무신사의 상황을 종합하면 무신사로지스틱스가 무신사의 연결 순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로지스틱스는 2025년 순손실 98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순손실 규모가 2배 이상 확대한 것이다.
무신사로지스틱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무신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77억 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로지스틱스가 순손실을 내지 않았다면 무신사가 거둘 수 있었던 순이익은 170억 원대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무신사로지스틱스는 무신사의 물류 내재화 의지를 보여주는 자회사로 2017년 무신사에 인수된 '비엠엠로지스'를 전신으로 한다.
무신사는 무신사로지스틱스 인수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도입해 입고부터 출고, 반품까지 물류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고 판매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풀필먼트란 입점 브랜드가 생산과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상품 입출고, 검수, 반품 등을 일괄 제공하는 서비스다.
무신사는 이를 통해 수요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재고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배송·반품 기준을 표준화해 서비스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브랜드들이 무신사의 물류 인프라에 제품을 위탁한다면 무신사의 유통 지배력까지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신사는 이런 긍정적 효과를 얻기 위해 유상증자 등으로 무신사로지스틱스에 수백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실적만 놓고 보면 물류 내재화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오히려 무신사의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전략의 실효성을 놓고 의구심도 따라나온다.
▲ 무신사로지스틱스는 2023년 입점 브랜드를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했다. 사진은 무신사 로지스틱스 여주3센터. <무신사>
무신사로지스틱스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매출은 2024년 790억 원에서 2025년 878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 역시 같은 기간 41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비용 구조를 보면 '외주용역비'가 2024년 238억 원에서 2025년 305억 원으로 늘었다. 풀필먼트 기능은 내재화했지만 배송은 외부 기업인 CJ대한통운 등에 맡기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물량이 늘자 고정비와 외주비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 부담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무신사로지스틱스가 누적 손실을 이어온 탓에 무신사의 지원 없이는 사업 구조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신사로지스틱스는 2025년 모회사로부터 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지만 자본총계는 120억 원에서 73억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 보강됐음에도 자체 수익으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류 사업의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높은 만큼 물량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거나 수수료 조정 등을 통해 비용을 분산시키지 못할 경우 이러한 적자 구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무신사는 2024년 6월 유료 배송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고객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월 5400원을 지불할 경우 다음날 배송과 월 1회 무료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건에 대한 이용 의향을 조사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순손실 폭이 확대된 것은 각종 투자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앞으로 풀필먼트 등 새로운 사업이 안정화 단계를 거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