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되며 글로벌 철강 업계 전반에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철강 기업들에 해결책으로 떠오르며 한국의 사례도 주목받았다. 인도에 위치한 제철소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화석연료에 의존이 높은 전 세계 철강 업계에서도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철강 생산에 친환경 에너지 활용 비중을 높이려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이를 계기로 주목받으며 화석연료 공급망 차질 대응 차원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싱크탱크 IEEFA는 31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며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망에 차질이 벌어질 범위와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에서 전 세계로 수출하는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 설비가 타격을 받거나 해상 운송 경로가 불안정해지는 사례가 늘어나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철강 주조를 비롯한 과정에서 주로 대량의 화석연료를 필요로 하는 글로벌 철강 기업들에게도 큰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IEEFA는 자연히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화석연료 수급 상황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천연가스와 같이 철강 생산에 활용되는 에너지원의 가격 상승은 수익성에 부담을 키우기 때문이다.
석탄 대신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비중이 큰 직접환원철(DRI) 공정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철강 업계에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인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현지 철강 제조사들이 천연가스 공급 부족에 영향을 받아 출하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IEEFA는 결국 글로벌 철강 기업들이 화석연료 공급망 관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또는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을 서두를 필요성이 커졌다고 바라봤다.
철강 업체들이 재생에너지 발전 업체와 직접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그린수소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화석연료 의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 ▲ 현대제철 전기로에서 철강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현대제철> |
이런 상황에서 철강을 비롯한 주요 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는 IEEFA의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낼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추가경정예산안에 철강과 발전 분야의 탄소중립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예산을 포함했다.
중동을 비롯한 해외에서 에너지 수입에 의존을 낮추려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고 주요 산업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주요 철강업체들은 이미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기반의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소 부지 조성 사업계획에 정부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녹색철강 생산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는 기존 고로와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적은 광양제철소 전기로 가동도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저탄소 철강 공급체계 구축을 중장기 목표로 두고 전기로 및 수소환원제철 도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는 이런 노력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IEEFA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은 철강업체들이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여러 글로벌 철강사들이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철강 생산은 그동안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화석연료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은 에너지 전환에 분명한 동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IEEFA는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철강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려 할 이유는 뚜렷해진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