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신규수주 부진으로 ‘4월 위기설’을 해소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사장은 해외 영업일선에 직접 나서 선박 건조대금을 미리 받아 회사채를 상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려고 했지만 불투명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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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신규수주가 전무해 선수금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건의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해양플랜트의 수주에서 순항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말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자본을 확충받아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났는데 이를 발판삼아 올해 신규수주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여전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발주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수주급감과 해양공사의 인도지연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놓고 유동성 대응능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 B를 받은 기업은 신용상태가 매우 나빠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정성립 사장은 수주부진으로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와 증권가는 대우조선해양이 4월21에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 원의 회사채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4월 위기설’을 반복해서 내놓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방안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애초 2월 초부터 4월까지 약 세달 동안 해외영업에 직접 나서 선주들을 직접 만나 선박의 조기발주를 호소해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짰다. 선수금을 조금이라도 확보해 회사채를 갚는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사장은 미국·영국 출장길에서 11일 돌아온 뒤 향후 출장계획을 잡지 못하고 계속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
정 사장의 국내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해외 선주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할 의향이 적어 출장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조선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외출장의 특성상 선주를 무작정 찾아가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현재 여러 선주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리스 선사 등 글로벌 발주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신규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자회사 매각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단체급식사업 등을 하는 자회사 웰리브의 예비입찰을 진행했는데 10개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건설계열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도 22일 범양건영주주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매각조건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