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 번째 구속영장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이유는 삼성 경영권 승계과정에 뇌물이 오갔음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특검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가 어떤 차이로 지난번과 다른 결과를 냈느냐’는 질문에 “지난번에 뇌물죄 대가관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대가로 구성돼 있었다”며 “그러나 영장이 기각되고 3주간 수사해본 결과 이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뿐 이 아니라 삼성 경영권 승계과정 전반에 다 관련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 속에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1,2,3차 독대가 이뤄졌고 지속적으로 (최순실씨측에) 금원이 제공된 점을 파악했다”며 “이런 취지로 피의사실을 변경해 청구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검은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의 뇌물공여혐의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수사기한이 연장되면 현재 수사대상 14가지 가운데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을 중심으로 수사할 예정”이라며 “아직 수사하지 않은 나머지 대기업 수사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소환조사는 18일 이뤄진다.

이 특검보는 “특검은 내일(18일) 오전 10시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과 등의 혐의로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시기적으로 수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바로 토요일에 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례브리핑 일문일답이다.

-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는 조율되고 있나.

“큰 진전은 없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청와대의 입장에 변화가 있나.

“구속영장이 오늘 아침에 발부됐다. 이후 대통령 측과 별다른 접촉이 없다.”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결정적인 증거가 됐나.

“이번 법원의 영장발부 사유를 보면 ‘새로운 주장과 새로운 추가 소명자료가 보완됐다’고 적시돼 있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이 이 부회장의 구속에 상당히 중요한 자료 중 일부였다.”

-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녹음파일 관련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고 전 이사의 녹음파일은 특검의 중요한 수사대상이 아니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이미 조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으로 혐의가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특검의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판단하겠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혐의는 직권남용 외에 무엇이 있는가.

“직무유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우 전 수석 소환이 지연된 이유는 무엇인가.

“소환이 지연된 이유는 사전조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 우 전 수석 소환에 대해 내부 검사들의 반발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런 이유 때문에 늦어진 것은 아닌지.

“특별히 할 말이 없다.”

- 우 전 수석에 대해 특검법상 수사 말고 개인비리 관련해서도 수사하나.

“아마 수사대상인 9호(직무유기), 10호(직권남용) 관련해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비리도 조사할지 여부에 대해선 정확하게 말하기 좀 곤란하다.”

- 특검법 개정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특검법 개정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할 문제라 할 말이 없다.”

-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의 공소장 작성과 공소유지는 검찰에 넘기나.

“이 부회장 영장이 발부됐으므로 남은 수사기간에 미비된 사항을 보완해 공소유지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기소는 당연히 특검이 하고 공소유지도 특검이 한다.”

-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의 기소는 수사기간 만료일인 28일에 맞춰서 할 것인가.

“추가적으로 조사할 것이 많아 아마 수사기간 만료에 임박해서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 이재용 부회장을 내일 소환할 예정인가.

“내일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최지성(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나머지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영장 신청 계획은 없나.

“나머지 삼성 관계자들의 신병처리부분은 아직 미정이다. 이재용 기소 시점까지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계기로 CJ, 롯데, SK 등 다른 대기업 조사를 검토한 게 있는지.

“다른 대기업 수사는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과 맞물려 있다. 아시다시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

- 다른 대기업 수사는 손놓고 있나.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수사할 기간이 10일 밖에 남지 않는다. 적절히 판단하길 바란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 신청했을 때 대기업 수사가 미진하다는 사유도 포함돼 있는가.

“포함된 것으로 안다.”

- 서울행정법원의 각하결정에 항고할 것인가.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은 집행기한이 28일까지다. 행정법원의 결정문에 나타난 법리를 다각도로 검토한 뒤 항고 여부를 우선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다른 대처 가능성도 열어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