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플이 중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D램 및 낸드플래시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기존 공급사와 협상 수단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CXMT의 DDR5 D램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제품에 중국 반도체 기업의 D램과 낸드플래시 탑재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는 과거에도 미국 정치권의 반발로 사실상 철회되었던 계획이지만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WCCF테크와 중국 아이지웨이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은 중국 CXMT 및 YMTC의 메모리반도체를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키오시아 등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협력사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메모리반도체 공급사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분야의 수요 급증에 적극 대응해 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자연히 애플과 같은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물량 확보나 단가 협상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WCCF테크는 애플이 이미 1분기에 필요한 낸드플래시 및 상반기에 활용할 D램 물량은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반도체 협력사들이 가격 협상에서 공급 단가를 대폭 높여 요구할 가능성이 커 애플에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애플이 이전에는 약 2년마다 메모리반도체 협력사들과 단가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매 분기 재협상을 통해 가격을 높이는 일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자연히 중국 D램 및 낸드플래시 제조사의 반도체 물량을 받는 쪽으로 대안을 찾고 있는 셈이다.
| ▲ 애플 아이폰17 시리즈 발표 행사장에 전시된 시제품. <연합뉴스> |
애플은 이전에도 중국 YMTC의 낸드플래시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는 중국 정치권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WCCF테크는 결국 애플이 이번에 다시 중국산 메모리반도체 구매를 추진한다면 과거와 비슷한 정치적 역풍을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적극 견제하는 상황에서 애플과 협력은 중국 기업에 큰 도움을 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다만 WCCF테크는 중국과 메모리반도체 공급 논의가 애플의 협상 전략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협력사와 메모리반도체 가격 및 물량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 반도체 기업과 협업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애플의 중국산 반도체 구매 가능성을 적극 견제할 수밖에 없다.
중국 기업들이 애플과 계약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생산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면 다른 경쟁사들은 자연히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WCCF테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공급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애플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는 과감한 도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애플이 중국 반도체 구매 가능성을 지렛대로 삼아 대형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과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 나갈 가능성도 제시됐다.
CXMT와 YTMC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며 시장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