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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MRO '레드오션' 조짐, 미 법안 계류에 물량 늘지 않고 경쟁과열에 수익성 악화 우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6-02-11 16: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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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MRO '레드오션' 조짐, 미 법안 계류에 물량 늘지 않고 경쟁과열에 수익성 악화 우려 
▲ 국내 조선사들이 앞다퉈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미 군수지원함 MRO 사업은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10여 개 조선소들과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RSA)을 체결한 국내 4개 조선사 로고 이미지. <각사>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소들이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과열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발주가 나오고 있는 미군의 군수지원함 MRO 사업은 국내 사업자는 물론 일본·싱가포르·태국 조선소와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전투함 MRO의 경우, 예외적으로 해외 조선소의 미군 함정 건조·MRO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Ensuring Naval Readiness Act)' 법안이 작년 2월 발의된 이후 미 의회 여야 의견 차로 계속 처리가 미뤄지고 있어 수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국내 조선사들이 앞다퉈 미 군수지원함 MRO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향후 미 해군 전투함 MRO 사업 수주, 더 나아가 미 군함 건조 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조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조선사 가운데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하고 함정 MRO 입찰 자격을 획득한 곳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 SK오션플랜트 등 모두 4개사다.

여기에 삼성중공업과 경남 창원시에 사업장을 둔 케이조선까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등 국내 조선사들의 미 해군 MRO 사업 진출은 더욱 늘어나며,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조선소 가운데 가장 먼저 MRO 사업에 뛰어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2025년 미 해군 MRO 사업 수주 목표로 각각 2~3척과 5~6척을 제시했다. 

양사는 지난해 이같은 목표 달성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미 해군 MRO 사업 수주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경쟁심화에 따라 수주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조선소가 접근 가능한 미국 해상수송사령부(MSC) 산하 함정의 MRO 시장 규모는 연간 15척, 2억5천만 달러(3625억 원) 수준이다.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계 조선소 10여 곳이 오랜 기간 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이 이들과 경쟁해 일감을 따내기 위해선 수익성 악화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도크 작업이 필요한 군함 정비 사업은 정비 난이도가 높아 수익성이 낫긴 하지만 군함 신조와 비교해선 수익성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각사마다 도크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 상황을 보고, 미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 입찰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 2024년 한화오션을 필두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수주한 미 해군 함정은 한화오션 5척, HD현대중공업 2척, HJ중공업 1척 등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조선사들이 수주한 미 해군 MRO 사업 규모는 1척당 300억~400억 원이며, 해당 사업들은 약 18개월을 주기로 도크가 아니라 안벽에서 약 2개월 간 함정의 성능을 유지 보수하는 중간 기술 수준의 사업이다.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하고 있는 미 군수지원함 MRO 사업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MRO 이력을 쌓아 향후 미 군한 건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용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MRO 사업 연간 수행 능력 확대를 위해 자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향후 미 해군의 정비 수요 규모에 따라 도크, 안벽, 인력 등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 MRO '레드오션' 조짐, 미 법안 계류에 물량 늘지 않고 경쟁과열에 수익성 악화 우려 
▲ HD현대중공업이 정기 정비(MRO) 사업을 수행한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화물보급함 'USNS 앨런셰퍼드함' 모습. < HD현대중공업 > 


HD현대중공업 관계자도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특수선(군함) 부문 수주 목표 30억 달러 가운데 미 해군 MRO 사업도 포함돼 있다”며 “앞서 수행한 ‘앨런 셰퍼드함’ MRO에서 추가 정비 건을 발견해 수리한 사례 등을 통해 미 해군에 사업 신뢰도를 확보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수지원함과 달리 전투함의 경우, 선체 구조도 복잡하고 고도의 정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MRO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미 해군의 전투함을 해외 조선소에서 수리하는 것을 금지하는 ‘10 U.S. 코드 § 8680’ 법률에 따라 아직 전투함 MRO 사업 수주를 기대하긴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조선소에 예외적으로 전투함 건조와 MRO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 해군 준비태세보장법’은 미 의회의 군사위원회 상정 이후 추가 진척 사항이 없이 계류된 상태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열린 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 전투 함정이 한국에서 최초로 MRO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소영 제2지역군사법원 판사는 지난해 5월 한국방위산업학회지에 투고한 논문에서 “(미 군함 건조와 MRO 시장에서) 한국은 특히 일본이나 인도와 치열하게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은 이미 요코즈카 SRF-JRMC 부대나 사세보 SRF-JRMC 부대에서 미국과 계약에 따라 3분의 1 가량의 MRO 사업을 도맡아왔다”고 분석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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